"발레의 본고장인 유럽에 처음 데뷔하는 만큼 두렵고 설레였습니다.
인천상륙작전에 임하는 심정이었다고나 할까요. 현지에선 우리 발레의 수준이
정상에 올라있음을 자신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35일간의 유럽 순회공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온 유니버설 발레단
(UBC)의 문훈숙 단장(37)은 한국발레의 성장잠재력을 확인한 게 이번 유럽
공연의 최대성과라고 말했다.

동양의 직업 발레단으로서는 처음으로 유럽 순회 공연에 도전한 UBC는 국립
발레단과 함께 국내 발레의 양대 산맥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공연은 지난 6월29일부터 8월2일까지 헝가리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3개국, 7개 도시에서 열렸다.

레퍼토리는 고전발레의 진수인 "백조의 호수"와 "지젤" 두작품.

총 18회 공연중 9회가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현지평론가들과 언론들은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의 기교에 동양적 우아함이
어우러졌다" "서양 고전 발레의 중심이 동양으로 옮겨졌다"라는 호평을
쏟아냈다.

문단장은 "특히 정확하고 화려한 군무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창단후 15년동안 러시아 키로프 발레라는 한가지 스타일에 정진해와 성가를
올리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위스 등 여러나라에서 내년에 공연을 해달라며 초청장을
보내오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창작발레까지 레퍼토리를 넓혀 세계 정상의
발레단으로 자리매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단장은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 초청으로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키로프무대
에 선 발레리나.

영국 로얄발레학교, 모나코 왕립발레학교에서 유학했으며 미국
오하이오발레단, 워싱턴발레단 단원으로도 활동했다.

이번 공연에서 주역으로 무대에 섰던 그는 "앞으로 1~2년 더 현역으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