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가지는 것은 문제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편견을 어떤 방향으로 유도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6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A) 총회 2024'에 참가한 중재 전문가들은 "중재 영역에서도 인공지능(AI) 등 기계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지만, 대체 불가능한 인간만의 역할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홍콩국제중재센터(HKIAC)가 주관하는 이번 ICCA 총회는 '국제 중재의 인간적 측면'을 주제로 열렸다. 70개 중재 관할지의 700여개의 로펌·대학·기관에서 1400여명의 중재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전날 개막한 이번 총회는 8일 수요일까지 4일간 이어진다. 이날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등 기술의 발전이 법조인들의 영역을 대체하는 와중에도 중재 분야에서의 인간적인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봤다. 중재 전문가들이 커뮤니티를 이뤄 토론과 비판을 가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브라이언트 가스 UC어바인 로스쿨 교수는 "국제 중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 핵심"이라며 "개방성은 중재 커뮤니티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했다. 인간의 편견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람이라면 모두 편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자신이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편견을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이첼 케이힐 오캘러핸 카디프대 교수는 "편견은 빠른 시간 안에 판단하는데 도움을 준다"며 "다만 예단이 되지 않도록 편견을 스스로 조절할 필요가
차현욱(37·사진)은 동양화를 고집하는 작가다. 추상화 같은 수묵산수화를 그린다. 그림을 그리는 종이도 한지, 색을 입히기 위해 쓰는 안료도 아교에 가루 물감을 섞은 전통 재료 ‘안채’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직 먹으로만 작업했다. 차현욱은 수분을 많이 사용하는 기존 동양화의 채색과 달리 메마른 붓을 쓴다. 뻣뻣한 붓으로 채색한 뒤 마지막에 물을 뿌리는 방식이다. 마른 느낌과 수분감이 한 그림 안에서 동시에 느껴지는 이유다.최근 차현욱의 작품을 관통하는 소재는 ‘기억’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시절 떠난 그는 고향에 대한 기억을 그림으로 그려낸다. 다시 돌아왔을 때 완전히 변해버린 고향에 대한 기억, 그리고 이방인이 돼버린 자신을 회화로 표현한다. 가장 현대적인 동양화를 그리는 작가 차현욱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종로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개인전 ‘저공비행’은 6월 22일까지 계속된다.최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