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대폭락한 지난 23일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에는 투자자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장은 이제 끝난거냐" "팔아야 하느냐, 기다려야 하느냐"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은 없느냐" "정부는 뭐하는 거냐" "매수 찬스가 아니냐" 등 갖가지
질문이 쏟아졌다.

주식시장이 열리지 않은 24일과 25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사상최고치 경신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있던 투자자들이 ''검은 금요일''
의 충격으로 갈피를 잡지 못한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도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23일 대폭락을 포함해 주가는 지난 일주일동안
무려 1백19.96포인트나 빠졌다.

6월말이후 주가지수가 905선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7월들어 주식을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모두 평가손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투자자들로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뇌동매매를 하지마라 =하락폭이 크면 클수록 조정기간이 짧다는게 증시의
통설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아 급락한 주가는 곧바로 급등했다.

최소한 기술적 반등이라도 뒤따랐다.

주가는 회귀성이 강한 동물과 같다.

반등할 때 팔면 손실폭을 줄일 수 있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하면 반등을 노린 매수세력도 늘어 반등을 거든다.

엔화가치 폭락 여파로 주가가 8%이상 떨어졌던 지난해 6월13일 많은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섰으나 주가는 이틀만에 폭락이전 수준을 회복, 결국
서둘러 판 투자자들만 땅을 쳤다.


<> 정부의 움직임을 살펴라 = 제2의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주가폭락을 방치할 수없다.

실제로 정부는 23일 대우채권단의 출자전환추진, 법인고객들의 공사채형
수익증권 환매중지 협조요청등 긴급대응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해외여론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금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후속대책도 마련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투신의 조재홍 펀드매니저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구조조정인
만큼 대외신인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대책을 지켜본 뒤 방향을 잡아도 늦지않다"고 말했다.


<> 외국인 기관투자가등 큰손의 움직임을 주시하라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도
개인투자자 못지않게 주가가 폭락세를 보이면 가슴을 쓸어내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외국인과 투신사등 기관투자가는 일반인들보다는 더 냉정한 시각을
갖고 있다.

주식투자의 프로들이다.

광범위한 정보력과 정밀한 분석력에 따라 발걸음을 뗀다.

이들의 매도규모가 줄어들면 뭔가 감을 잡았다는 얘기다.

현물시장뿐만 아니라 선물시장에서 이들의 매매패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물을 줄곧 순매도하던 투신사가 23일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다.

믿는 구석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 추세대로 간다 =기술적인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하락추세가 계속 되는지
판단해야 한다.

반등세가 있지만 하락세가 이어지면 과감한 손절매가 바람직하다.

하락추세 속의 물타기는 실패의 지름길이다.

반등세가 있는 상승추세가 예상되면 더 기다려 상승세를 확인해야 한다.

현재 지수 5일 이동평균선은 하락세지만 20일 이동평균선은 아직 꼿꼿한
상승세다.


<> 과거와 다른 점을 찾아라 =폭락장이라고 다같진 않다.

과거의 폭락장과 꼼꼼히 비교해 보는 것도 나름대로의 작전을 세우는데
도움이 된다.

거의 모든 종목이 떨어지며 하한가 종목이 속출하는 폭락장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폭락장도 있다.

매수세가 살아있는 폭락장엔 희망이 있다.

23일에는 거래대금이 무려 5조7천억원에 달했다.

그만큼 투매물량을 받아가는 세력이 있었다는 얘기다.

<>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라 =현대증권의 김지민 금융공학팀장은 "무조건
공포에 떨지 말고 보유종목의 리스크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600~700선에서 매수해 평가익이 나는 종목이라면 일부는 팔고
일부는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손실폭을 줄이기 위해 1,000선에서 산 종목은 팔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손실폭을 정해라 =어어 하다간 낭패를 본다.

손실폭을 넘어서면 팔고 보자.

손실을 예상했던 만큼 마음만은 편하다.

후회의 폭도 줄어든다.

5%든 10%든 자신의 손실폭을 정해 실탄을 아낀 후 상승추세로 돌아설 때에
대비한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