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컴퓨터 운영체계(OS)를 지배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개방과 자유''
를 내세운 ''리눅스''의 전쟁이다.

작지만 강한 리눅스, 그 다윗의 편에서 ''리눅스코리아
(www.linuxkore.co.kr)''가 힘을 싣고 있다.

한동훈(31)씨.

리눅스코리아 창업자인 그는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대표 리눅서(리눅스
사용자)''이자 ''리눅스 전도사''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리눅스 마니아 11명이 모인 리눅스코리아는 지금 MS가 쌓아 올린 ''윈도''의
거대한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그것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을 스스로 안다.

전세계 모든 사람이 참여한다.

누구도 돈을 내지 않고 마음대로 받아 쓴다.

''소유''되지 않고 모두가 ''공유''하면서 함께 키워가는 ''꿈의 소프트웨어
(SW)''.

바로 리눅스다.

지난 91년 핀란드 헬싱키대학의 학생 리누스 토발즈가 실험실에서 만들었다.

소스 코드를 꽁꽁 감춰 두고 돈받고 파는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모두에게 알려 단점을 하나 둘 고쳐갔다.

아예 인터넷에도 올려 전세계의 모든 전문가가 수정작업에 나섰다.

리눅스가 "윈도의 유일한 대안"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전세계 컴퓨터 도사들이 지적 호기심과 리눅스 철학에 대한 공감을 바탕
으로 갈고 닦아온 OS(운영체계)다.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실제 리눅스는 한번에 여러 프로그램을 띄워 놓고 작업해도 도중에 시스템이
멈추는 등의 문제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이미 리눅스는 전세계 7백만~8백만대의 서버(중.대형 컴퓨터)에서 쓰이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팔리는 서버 가운데 리눅스를 채용한 제품 비중은 97년
6.8%에서 98년 17.2%로 급속히 커졌다.

지난해말부터는 IBM 컴팩 휴렛팩커드(HP)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델 SGI 등
세계적 컴퓨터 업체들이 리눅스 OS를 쓰겠다고 나섰다.

오라클 인포믹스 인터베이스등 SW 업체도 가담했다.

리눅스가 처음 선보인 지 7년이 지난 지난해 3월 리눅스코리아가 탄생했다.

한동훈 사장은 국내의 "리눅스 1세대"다.

부산 동명전문대 전산과에서 컴퓨터를 공부했다.

95년 9월 처음 컴퓨터 전문잡지 부록으로 나온 리눅스 슬랙웨어(개인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프로그램)를 CD롬에 설치해 사용하면서 리눅스에 빠졌다.

당시 486기종 PC에 10개의 프로그램을 띄우고 동시에 작업을 하는데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났다.

도스나 윈도가 아닌 다른 OS가 있다는 것에 짜릿한 흥분마저 느꼈다.

96년부터는 하이텔 리눅스동호회에 가입하고 97년 4월 대표시솝이 됐다.

그가 10회에 걸쳐 연재한 A4용지 4백장 분량의 리눅스 강좌는 지금도
"리눅스 바이블"로 통한다.

뜻맞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아예 리눅스 보급을 전담하는 회사를 차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하이텔동호회 친구 김성우씨(리눅스코리아 이사) 나우누리 리눅스동호회
대표시솝 이만용씨(코리아리눅스비즈니스 대표)와 의기투합, 그래서
리눅스코리아가 탄생했다.

처음 리눅스 CD롬을 도입해 한글화한 제품과 리눅스를 채용한 서버 판매에
나섰다.

설치작업이 어려웠던 초기의 단점도 많이 개선했다.

창업 첫해 리눅스 OS의 상업용 배포판 CD와 리눅스를 채용한 서버를 팔아
겨우 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는 20억원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광주이동통신 한겨레신문 등 50개 업체에 70여대의
리눅스 채용 서버를 판매했다.

처음 30평에 불과하던 사무실도 곧 1백평으로 늘릴 예정이다.

내년에는 1백억원대의 매출도 내다보고 있다.

한동훈 사장은 요즘 리눅스 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얼마전 한 기업으로부터 컴팩 유니시스등 세계적 다국적 업체와 같은 자격
으로 제안서를 받았다.

최근 마련한 리눅스 세미나에는 무려 1만여명이 몰려왔다.

지난해 세미나에는 겨우 2백~3백명을 채웠었다.

한 사장은 "리눅스 붐이 예상보다 3~4년 빠르게 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 수익성은 MS 윈도나 유닉스 OS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

리눅스 자체가 무료이고 리눅스를 CD에 담은 제품도 4만~5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사장은 "전세계 리눅서들은 앞으로 더 큰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유명 컴퓨터업체들이 앞다퉈 리눅스를 지원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국내 최초이자 가장 성공한 리눅스 기업을 만드는게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 조정애 기자 jcho@ >

[] 윈도 OS의 경쟁자들 []

"나도 있다"

유닉스 리눅스 매킨토시 BeOS 프리BSD 넥스트스텝 이포크32...

컴퓨터 운영체계(OS) 시장에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의 독점에
도전하고 있는 제품들이다.

"OS=윈도"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막강한 윈도이지만 그렇다고 OS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 다양한 OS는 컴퓨터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나름대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유닉스는 윈도에 대항하는 OS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래됐고 사용자도 많다.

IBM HP 선마이크로시스템즈 실리콘그래픽스(SGI) 등 대형 컴퓨터업체의
서버는 "유닉스 서버"라는 이름으로 불릴 정도다.

서버 시장에서 유닉스는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다.

유닉스에서 출발했지만 소스 코드를 개방해 다른 길을 걷고 있는 OS로
리눅스와 프리BSD가 있다.

이들은 소스를 개방해 누구나 비용부담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애플컴퓨터의 맥 OS는 매킨토시 기종에서만 폐쇄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성능과 사용편의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BeOS는 95년 애플 출신 장 루이스 가제가 독립해 설립한 Be 사사의 OS.

중앙처리장치(CPU)가 여러 개 있는 고성능 컴퓨터에서 여러가지 작업을
한꺼번에 처리하는데 적합하다.

넥스트스텝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떠나 넥스트를 경영하던 시절에
만든 OS.

유닉스 기반 OS로 PC와 워크스테이션에 두루 쓰인다.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

이포크32는 에릭슨 노키아 모토로라가 영국의 컴퓨터업체 사이언과 함께
만든 스마트폰용 OS.

이밖에도 3 Com 등 팜PC 업체들은 대부분 독자적으로 개발한 OS를 쓰고
있다.

<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