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주 < 해양기술자료실장>

"주말에 충분히 쉬었는데도 여전히 피곤하다"

이렇게 하소연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은 요즈음이다.

그러나 우리 "현대중공업 해양산악회"회원들과는 관련이 없는 말이다.

동료, 선후배들과 함께 하는 산행을 통해 심폐기능은 잘 길들인 차의 엔진
같고, 다리는 견실한 통나무와 같아졌기 때문이다.

해양산악회가 첫 모임을 가진 지도 벌써 20년 세월이 흘렀다.

출범할 땐 회원수가 10여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백명이 훨씬 넘는 "매머드
동호회"로 발전했다.

전엔 시간을 내 전국의 산을 섭렵했었다.

나라 경제가 어려워져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이른 바
IMF시대에 들어 선 이후 오고 가는 시간과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가지산 도립
공원을 1주일 혹은 2주일마다 오르고 있다.

산밑에서 시작, 구비구비 돌아 두시간은 족히 걸어야 닿는 사자평(얼음골이
라고도 한다)은 언제 가도 좋은 곳이다.

이 곳까지 오르는 길엔 적당한 경사가 이어져 산행의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산 계곡의 등산로에는 바람도 끊이지 않는다.

산을 오르다 간간이 하는 한잔의 맥주나 막걸리는 "이 세상에 이보다 더
맛있는 것이 있겠느냐" 싶을 정도다.

사자평에서 회원들과 삼삼오오 둘러앉아 먹는 점심 도시락 맛 또한
기막히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 들었다.

때문에 준비해 오는 음식은 그야말로 "팔도 음식"이다.

그런 까닭에 점심 한번 먹으면 "팔도음식 뷔페"를 즐기는 셈이다.

점심을 즐기고 난 우리 회원들은 준비해 간 "환경보호 비닐봉투"에 비닐조각
깡통 음료수팩 휴지 등을 주워 담는다.

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산을 가장 아껴야 한다.

그런데 일부 지각없는 사람들 탓에 등반때마다 쓰레기를 꽤 많이 수거하는데
도 여간해서 양이 줄지 않는다.

산을 내려 와 쓰레기 수거통에 비닐봉투를 넣는 회원들 얼굴은 밝다.

해양산악회원들은 이처럼 산행을 즐기면서 자연보호도 함께 실천하는 멋진
산악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