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덕 < 상록노농문제연구소장 >

최근 수년간 엄청난 수해로 인해 피폐해진 농경지와 또 영농법의 낙후 등이
겹쳐 북한 동포는 수백만명이 굶어 죽거나 살아있는 사람도 대부분 심한
영양실조 상태라고 한다.

이같은 정황에서 미국이 올해에도 40만t의 식량을 공여한다니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국가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예상 곡물생산량은 3백89만t으로
총수요량 5백52만t에 비해 1백60만t이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예년처럼 중국과 러시아가 1백만t 정도를 지원한다해도 60만t이 부족하다.

특히 러시아의 사정이 안좋은 점을 감안하면 문제해결은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남한도 매년 많은 외국산 곡물을 도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는 달러로 살 수 있고 또 쌀만은 자급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식량과 비료 등 남한이 북한을 도와주려는 의지는 있지만 여러가지 문제로
이도 여의치 않다.

감상적으로는 남.북한 통일이 우선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남.북 모두 "식량자급"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

북한은 이번에도 "금창리 외교덕"을 단단히 보고 있다.

95년이래 국제식량계획(WFP)으로부터 10억4천만달러 규모의 구호양곡을
받았다.

정부는 앞으로 "원조"보다 "농사짓는 법" "농업개발" 쪽으로 전환키로
한다고 한다.

밭과 산악지가 많은 북한땅에 우량옥수수를 재배케 하는 한편 수확이 많은
씨감자를 심도록 했다니 잘된 일이다.

또 유엔 기구들도 농업구조개선 차관과 농업개발을 단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한다.

반면 남한은 식량자급이 언제 이루어질 것이며, 2005년엔 쌀 마저 완전
개방되는데 외국쌀보다 5~6배 비싼 처지에 어떻게 국제경쟁력을 갖출지
걱정이다.

우리의 식량 사정은 이런데 민간단체들은 북한돕기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농산물유통만 챙기면 모두 해결되는양 말하고 있는데 정말 그럴까.

그동안 57조원을 들인 농촌 구조조정사업으로 이제 걱정할 일이 없어진
것일까.

쌀농사 지을 논이 해마다 잠식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겨울철에는 대부분 놀리던 논에 보리를 대대적으로 심는 등
농지이용률을 높여야 한다.

다수확 우량종도 개발, 단위수확량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한편 생산비를
외국 수준으로 낮춰야 경쟁력이 생긴다.

쌀 생산비는 농지용역비와 인건비가 문제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합리적 토지개혁과 과학 기술영농, 인력재배치가
혁명적으로 뒷받침 될때 가능하게 된다.

농사는 자연을 상대로 하는 산업이다.

최근처럼 이상기후가 빈발할 때 언제 재앙이 닥칠지 알 수 없다.

특히 우리가 먹는 쌀은 세계거래시장이 크지 않다.

미국과 호주 중국에 편중돼 있어 유사시 "식량안보"가 불안하다.

정부 당국은 물론 국민도 식량문제만은 냉철하게 더 늦기전에 재고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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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