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의 시드니 서점이 문을 닫은 것은 2년전이다.

경제와 지역연구분야의 양서를 파는 곳으로 유명했던 서점의 폐업은
지역민들에게 충격이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다음날 1면에서 폐업과정을 소상하게 전달할 정도였다.

주목해야 할 것은 같은달 시드니 서점의 폐업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체인업체 번즈&노블이 온라인 서적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힌 대목이다.

2년전(95년)에 문을 연 제프리 베조스의 아마존이란 "유령책방"이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해 들어왔던 것이다.

번즈&노블은 시드니를 병들게 했지만 아마존의 위세에 자신도 상처받고
있었다.

이들 서점유통업체들의 사례는 비단 서적에서 끝나지 않는다.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팔던 일반 소매업체중에는 이미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몰고온 미국 유통업계의 혁명이다.

전자상거래는 일반 잡화상품으로 급속히 번져가고 있다.

지난 연말 야후가 인터넷상에 야후쇼핑센터를 개설하자 불과 두달만에
2만개의 온라인업체가 등록했다.

전용서버를 가지고 다양한 상품들을 올려놓은 중견규모이상의 업체만도
1백개를 넘고 있다.

조사기관인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자상거래에 의한
총매출은 지난해 80억달러였다.

델컴퓨터는 매일같이 1천만달러어치의 인터넷주문을 받고 있으며 아마존의
매출은 93년 3백만달러정도에서 지난해 4억달러를 넘어섰다.

K마트 월마트 시어즈 토이저러스 노드스트롬 등 유명 체인업체와 백화점들이
모두 전자상거래를 주력부문으로 키워가고 있다.

이들 체인업체와 백화점들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20억달러가 넘는
인터넷매출을 올렸다.

주로 50~2백달러의 상품이 팔려나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1천5백만명이
온라인거래를 한 셈이다.

이 때문에 "디지털 크라스마스"란 단어까지 생겨났다.

올해는 전자상거래 매출이 1백60억달러로 늘어나고 2002년에는 73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계산은 지난해 인터넷 사용자의 3분의 1이 온라인쇼핑을 즐겼으며
그 비율이 수년내에 4분의 3으로 높아질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전자상거래는 지구상 모든 나라에서 이뤄지는 전자상거래의 79%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는 컴퓨터의 보급이 전체 가구의 40%에 이를 만큼 폭넓게 이뤄졌다는
점과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을 통해 업체 스스로도 시장을 넓히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정부는 영국과 달리 전자상거래로 거래되는 상품들에는 별다른
세금을 매기지 않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