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항공과 싱가포르항공이 하늘이 아닌 법정에서 한판 승부를 겨루고 있다.

영국항공은 최근 싱가포르항공이 자사의 침대식 일등석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특허권 침해로 법원에 고소했다.

이에대해 싱가포르항공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결사항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영국항공측은 "혁신적 디자인으로 상까지 받은 우리의 일등석에 들인 자금은
수백만 달러"라며 싱가포르항공의 절도행위를 방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영국항공은 지난 96년 항공료가 높은 만큼 당연히 많은 수익이 보장된
일등석 고객 유치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기 위해 좌석을 젖히면 길이가
2미터나 되고 편리한 기능이 많은 호화스런 1등석을 선보였다.

라이벌인 싱가포르항공은 작년말 3백만 달러를 투입, 1등석을 개조했다.

최고급 가죽 시트와 개인용 TV 모니터 등 최신 장비를 장착한 1등석
"창공의 침대"(bed in the sky)를 내놓았다.

그러자 영국항공은 "싱가포르항공이 자사의 특허를 베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그러나 싱가포르항공은 자사도 1등석에 대해 특허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양사의 특허분쟁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싱가포르항공 편이다.

관계자들은 침대스타일의 1등석은 누구나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영국항공이 아시아 외환위기에도 흑자를 내고 있는
싱가포르항공을 견제하기 위해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 고성연 기자 amazing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