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만 누르십시요. 나머지는 우리가 하겠습니다. (Press the button, we
do the rest.)"

코닥 창업자 조지 이스트만이 내건 슬로건이다.

고객이 가장 편리하게 사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
이다.

이 슬로건은 창업 이후 1백년 넘게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요즘 표현으로 바꾸면 "고객만족" 경영이다.

코닥의 한국내 현지법인인 한국코닥의 경영모토 역시 같다.

"사진은 디지털기술과 결합되면서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올
하반기부터 코닥익스프레스에 디지털 현상기를 설치해 디지털 사진을 선보일
생각입니다."

존 베이(43) 한국코닥 사장은 고객을 더욱 만족시키는 새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의욕에 넘쳐 있다.

디지털 사진서비스는 기존 필름으로 사진을 찍은 뒤 사진 종합서비스 매장인
코닥익스프레스에 맡기면 디스켓에 담아 주는 새로운 서비스.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를 사지 않아도 되는데다 좋은 화질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고
원하는 사진만 현상할 수 있기 때문.

컴퓨터를 통해 화상을 재현하고 프린트로 출력할 수도 있다.

우선 1~2곳에 디지털현상기를 설치한 뒤 반응을 봐가며 늘릴 계획이라고
말한다.

"새 사업진출과 더불어 시장점유율 확대가 양대 전략이지요. 다양한
서비스와 앞선 기술이 있는 만큼 시장점유율 확대는 당연하다고 봅니다"

존 베이 사장이 밝힌 코닥의 한국내 필름 시장점유율은 40%로 1위.

내년말까지 50%로 끌어 올린다는 복안이다.

대량 생산에 따른 저가유지, 국제적인 유통망, 강력한 광고, 소비자중심
경영체제 등을 갖추고 있는 만큼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힌다.

올해 광고를 포함해 한국에 70억원을 투자할 생각.

경기상황을 봐야겠지만 내년에는 투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인다.

한국코닥은 89년 두산과 합작으로 출범했다가 96년 코닥 단독출자법인으로
전환했다.

소비자영상사업본부 디지털영상사업부 등 6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작년 매출 1천4백31억원.

한국코닥은 한국내 제조시설이 없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한국에서 생산을 하지 않아도 고용 광고 등으로
한국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국코닥의 본사직원은 2백명이며 전국의 코닥익스프레스는 2천개소에
이른다.

일자리를 창조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

MIT대 MBA(경영학 석사), 로체스터대 화공학 석사인 존 베이 사장은 중국계
미국인으로 코닥 본사에서 전략계획과 사업개발 담당이사를 지내다가 97년
한국에 부임했다.

그의 부친인 토니 베이씨는 장제스 총통 밑에서 장군을 지내다가
49년 미국으로 이민갔다.

< 김낙훈 기자 n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