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기운과 함께 일본, 중국의 쇼핑관광객들이 우리나라로 대거 찾아
오고 있다.

세일 열풍 속에 값싸고 품질좋은 한국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발길이 국경을
넘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홍콩, 싱가포르로 대표되던 아시아 쇼핑관광지에 한국이 새로운
유력지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쇼핑이 역사, 문화나 자연자원보다 더 매력적인 관광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각국은 쇼핑관광의 매력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관광외화수입은 58억달러이며, 그중 쇼핑수입이 차지
하는 비중은 전체의 30%인 17억달러였다.

쇼핑 품목은 의류와 식료품, 신발, 피혁류 등 다양하다.

외래관광객의 쇼핑활성화는 우리 제품을 국내에 앉아서 수출하는 탁월한
효과를 올리고 있다.

요즘 서울의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와 문정동 등지에서는 외국인 쇼핑객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남대문시장에만 하루3천명 이상의 외국인이 다녀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규모도 1회 20만-30만원대에 달해 우리 경제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백화점 및 상점주인들 8백여명이 대거 방한, 5박6일
동안 1인당 관광 및 쇼핑에 3천5백달러를 지출했다.

부산지역에는 일본에서 선편으로 오는 당일치기 쇼핑관광이 활성화되어
있다.

러시아, 중국쇼핑객들의 유치는 지역 경제활성화와 직결될 정도다.

쇼핑이 관광의 본류가 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이에 따라 "쇼핑 기쁨은 2배, 여행 경비는 반"이라는 주제로
코리아그랜드세일 행사를 열게 됐다.

관광공사는 또 오는 6월 한.일 관광우호의 달과 9월 한.중 관광우호의 달
등에도 세일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쳐 한국을 아시아 최고의 쇼핑관광 목적지
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관광은 신뢰감과 안전이 중요하다.

이번 기회에 매상고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뢰감과 안전의 이미지를
높여 다음에는 한사람이 몇 명을 더 데리고 와서 몇십배의 구매를 유발
시키도록 전략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상인들은 정찰제 등을 통해 신뢰감을 주고 정성껏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

"바가지 씌우기"는 우리나라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다.

믿을만 하고 친절한 쇼핑상가를 만드는데 상가연합회와 지자체 등이 적극
나서야겠다.

모든 국민은 친절과 미소로 외래관광객들을 맞이해야 한다.

외국인들은 우리가 자랑하는 경복궁과 불국사보다 사람들의 친절과 미소를
더 오래 기억하게 되며, 이것이 최고의 관광자원인 것이다.

문화관광부도 외래관광객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외국인 사후면세제도
활성화와 전통시장의 명소화, 특화쇼핑가 조성, 환전 및 안내소 확충 등을
통해 쇼핑관광 풍토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씨는 뿌린대로 거둔다.

쇼핑도 친절과 정성으로 만족을 주는 만큼 결실을 거둔다.

금번의 코리아그랜드세일 행사를 계기로온 온 국민이 관광을 통해 국제통화
기금(IMF)관리체제를 조기탈출하도록 지혜를 모아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홍두표 < 한국관광공사 사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