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중소기업의 경영.기술애로 해결과 대학생의
취업기회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기술지도대학 지정제도(TRITAS)"를 도입,
시행키로 했다.

이를 위해 37개 대학을 기술지도대학으로 선정, 중소기업의 애로기술을
해결해 주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TRITAS 제도의 운영사례와 그 내용을 알아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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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연기군에 있는 한국쌍신전기(대표 장광호)는 최근 마치 몇년 묵은
때를 씻어내는 것같은 기쁨을 맛봤다.

풀리지 않을 것같던 제품의 불량률 문제를 해결한 것.

이 회사는 서미스터 필터 등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서미스터의
실리콘수지 코팅때 발생하는 부풀림현상이 골칫덩어리였다.

그러나 대전산업대 재료공학과 구본급 교수팀이 "원군"이 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대전산업대는 지난해 기술지도 시범대학으로 선정돼 구 교수팀을 이 회사에
파견한 것.

구 교수팀은 소결체부분의 성분 분석 및 NTC 서미스터 소체의 소결상태를
분석하면서 실마리를 찾았다.

재료를 학교 실험실로 옮겨 밤샘 연구를 한 결과 제품개발기간을 단축하고
재료 선택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결국 제품 불량률을 40%로 감소시켰다.

충남 금산에 있는 (주)디엠마트도 건양대 식품공학과 임지순 교수팀의
도움으로 현장애로를 극복했다.

이 회사는 지역특산품인 인삼성분이 들어간 건빵을 상품화하려는 업체.

그러나 디자인 및 제품개발력이 달려 어려움을 겪어 왔다.

사실상 개발을 포기하려던 와중에서 기술지도대학(TRITAS) 제도의 혜택을
입게 된 것.

임 교수와 디자인과 및 식품공학과 학생 3명이 달라붙어 개발에 나섰다.

3개월만에 인삼 첨가량의 조절 및 반죽, 제품수분 흡수량 등 통계화된
데이터 관리로 최적화된 배합비를 알아냈다.

이를통해 기존 건빵보다 부가가치를 50%이상 높일 수 있다는 것.

임 교수팀은 디자인문제까지 해결해 준다는 방침.

개발과정에서 참여했던 학생들에게 디엠마트측은 "윙크"를 보냈다.

그래서 졸업생 2명이 채용됐다.

건양대 전체로는 이 프로그램 덕택에 13개 업체에 30명의 대학생을 취업
시켰다.

중소기업 기술지도대학(TRITAS) 제도가 이처럼 효과를 거두자 중소기업과
대학으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

TRITAS 제도란 정부와, 대학 중소기업간 삼각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중소기업
의 현장애로기술을 타개하고, 대학생의 취업기회를 확대하자는 취지로 도입
됐다.

대학은 대학대로 명성을 얻게 되고, 중소기업은 실속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누이좋고 매부좋은" 제도인 셈이다.

이런 취지의 TRITAS 제도가 서로 함께 사는 "윈윈 전략"으로 대학과
중소업계에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이 제도는 중기밀집지역별로 3~5개의 지도대학을 지정, 30~50개의 중기에
기술지원을 제공하는게 골자다.

기술지원비는 정부가 80%를, 대학이 20%를 분담한다.

중소기업은 해당분야 교수에게 자문을 구하고, 대학연구소를 활용할 수
있다.

기술연구소와 연구소장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산업현장체험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

1학기동안 2학점의 현장실습학점도 가능하다.

학생들에겐 현장실습기간이 "인턴"적 성격이 강해 취업문을 열어줄 수도
있다.

중소기업과 대학 모두에게 실익이 돌아간다.

기존 산학연프로그램이 개별프로젝트중심이라면 이 제도는 시스템에 포커스
를 맞춘게 특징이다.

이 제도는 기술지도대학 교수가 연중 수시로 중기를 방문,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방안을 내놓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대학별로 기술세일즈시대가 활짝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 가능성은 트리타스제도처럼 중소기업과 인근 대학간의 "기술짝짓기"
사업으로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기청은 지난해 대전권의 대전산업대와 충남권의 건양대를 기술지도시범
대학으로 지정, 36개 업체에 대한 기술지도사업을 시범 실시했다.

성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중기청은 이에따라 운영위원회의 엄정한 심의를 거쳐 37개 대학을 기술지도
대학으로 선정했다.

기술지도대학을 지정받기 위해 모두 54개 대학이 신청,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학은 테스크포스팀을 가동, 전교적으로 움직이는 대학
의 열기가 뜨거워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기청은 "간판"보다는 "내실"에 무게를 둬 4년제대학 12곳과 2년제 25개를
지정했다.

실질적으로 지도가 가능한 대학을 선정했다는 얘기다.

중기청은 이를 반영, 기술지도대학에 참여하는 우수지도 교수에 대해
교수평가시 우대토록 하고, 매년 연말에 개최할 우수지도 사례발표회때
포상을 실시키로 했다.

또 기술지도대학 홈페이지를 개설, 지도대학간 정보교류를 활성화시키기로
했으며 우수 대학은 교육부에 통보, 지원에 우선권을 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함께 기술지도 우수업체에 대해선 구조개선자금신청과 단체수의계약
배정, 산업기능요원 배정시 우대해 줄 방침이다.

중기청은 지도교수를 상대로 지도 실무요령 등을 지속적으로 교육시킬
계획이며, 향후 지도메뉴얼을 제작하기로 했다.

< 대전=남궁덕 기자 nkdu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