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 LG경제연구원장 >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지원과 새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에 힘입어 국가
모라토리엄 가능성은 사라졌다.

시장금리는 이미 외환위기 이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신용경색도
완화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실물경제는 지난해 3.4분기까지 여전히 침체 국면이다.

올해 한국 경제의 모습은 세계경제 여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세계경제는 국제금융시장불안과 미국경제 성장둔화, 일본경제 회복여부
개발도상국의 통화위기 재발가능성 등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상태다.

국내적으로는 기업들의 만성적인 현금부족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금융권의
자금회수와 신용경색이 지속될 경우 부도가 다시 늘어날 위험이 있다.

이에따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이 확대될 수도 있다.

실물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이같은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구조개혁에 대한 외국의 평가 등도 경제회복의
중요한 열쇠라 할 수 있다.

한국경제를 낙관적으로 볼때 경기는 98년 말이나 올 초를 저점으로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불안심리도 줄면서 내수경기 악화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수회복의 폭이 크지 않고 수출전망도 그다지 밝지않아 성장률은
2%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기업들의 경우 고용조정및 비용절감 노력과 금융비용 감소로 수익성이 소폭
개선될 것이다.

다만 매출액 증가율은 소비위축으로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반기중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로 매출이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는 지난해와 같은 급속한 감소는 없겠지만 실업증가와 임금감소로
빠르게 회복하기는 힘들다.

설비투자는 올해도 크게 회복되기는 어렵고 건설투자는 정부의 경기진작책에
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2.8%의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세계 경제가 위축돼 수출은 부진한 반면 수입증가율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경상수지 흑자폭이 2백3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물가는 재정지출과 통화확대가 이뤄지더라도 유휴생산요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연간 2.3%가량 오르는 데 그칠 것이다.

실업률은 경기침체와 구조조정에 따라 올해도 고실업률(8.4%)이 예상된다.

금리는 올해도 한자리수에 머물 것이다.

설비투자 침체 등으로 기업자금수요는 부진할 것으로 보이나 재정적자
확대로 정부부문의 자금수요는 지난해보다 늘 전망이다.

회사채 금리는 상반기 7.5%대, 하반기 7.0%대로 추정된다.

환율은 당분간 하락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엔화강세로 원화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데다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주식투자및 직접투자 자금 유입으로 외환수급상황이 안정될 전망이기 때문
이다.

원달러환율은 상반기에 평균 1천2백10원대, 하반기 1천1백75원대로 예상
된다.

이같은 경제전망을 토대로 할 때 기업들은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선 사업과 시장, 고객, 인재 등 각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세워야한다.

예컨대 장기불황에 따른 변화에 맞게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또 환경 변동에 따른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경영의 유연성이 강조된다.

경영전략과 조직뿐만 아니라 아웃소싱 등을 통해 비용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와함께 지식경영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등 무형자산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 정리=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