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는 산업의 디지털화를 이끌 21세기 최고의 성장산업중 하나로
꼽힌다.

그동안 TV는 냉장고 세탁기 등 다른 가전과 마찬가지로 정체산업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디지털TV가 선을 보이면서 TV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뀌었다.

디지털TV의 등장은 TV기술이 일대 도약을 하는 "사건"이다.

흑백TV에서 컬러TV로 바뀐 것이 TV기술의 혁신이었다면 디지털TV 개발은
발전단계를 몇단계 뛰어 넘는 기술혁명으로 볼 수 있다.

화면의 크기, 화면비율, 화질, 음질 등이 기존 TV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게다가 디지털TV는 쌍방향 멀티미디어 서비스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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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방식으로의 전환은 그런 점에서 단순히
TV세트가 바뀌는데 그치지 않는다.

뉴스나 드라마, 오락프로그램 등을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바보상자"에서
"정보가전" 또는 "멀티미디어 기기"로 TV의 개념 자체가 달라진다.

용도가 다양한 만큼 기존 TV와는 수요기반이 다르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부가가치도 기존 아날로그 제품에 비해 훨씬 크다.

미국과 영국이 지난해 디지털TV의 시험방송에 들어감으로써 디지털TV
"돌풍"은 이미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 상태다.

미국은 지금까지 원하는 방송국에 한해 주 5~10시간씩 디지털 시험방송을
하도록 하고 있으나 오는 11월부터는 30개지역 주요 방송국이 의무적으로
방송을 실시한다.

연말께면 미국 국민의 50%가량이 디지털 방송의 시청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06년엔 현재의 NTSC식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고 전면 디지털화
한다는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유럽지역에서는 지난해 세계 최초의 디지털방송을 시작한 영국에 이어
스웨덴 스페인 아일랜드가 올해중 디지털TV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2000년엔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도 참여한다.

우리나라는 올해말까지 고선명 디지털TV방송을 위한 송.수신 시스템을 개발,
오는 2000년 시험방송을 거쳐 2001년 상업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2005년께면 전국 어디에서나 1주일에 몇시간씩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수 있게
되며 2010년엔 아날로그 방송이 중단돼 모두 디지털로 전환된다.

디지털 방송은 기존 아날로그 TV로는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없다.

디지털수신장치를 내장한 디지털 TV세트가 있어야만 시청이 가능하다.

물론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바꿔주는 디지털 셋톱박스를 부착하면
기존 TV로도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화면의 선명도에 비해 브라운관 자체의 해상도가 낮기 때문에
디지털 TV에는 크게 못미친다.

디지털방송을 제대로 시청하려면 비싸더라도 디지털TV세트를 구입해야 한다.

따라서 디지털방송의 본격화와 함께 디지털 TV세트 시장은 고속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TV 수상기 시장은 올해부터 본격 형성되기 시작해 미국의 경우
2006년에는 3천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001년 서비스를 개시하는 우리나라의 디지털TV 수상기 시장은 2005년께
9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국내 TV수상기 시장규모가 1조원에도 달하지 못한 것과 비교할 때
디지털 TV시장이 얼마나 큰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방송용 기기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무려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게다가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면 디지털TV 관련 각종 소프트웨어 산업도
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TV는 이처럼 정체상태로 들어선 전자시장에 제2의 황금기를 열어줄
수 있는 분야다.

전자업체들이 디지털TV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분야에서는 현재 삼성 LG 대우 등 국내 가전3사를 비롯 일본 빅터(JVC)
마쓰시타 미쓰비시, 프랑스 톰슨, 네덜란드 필립스 등 10여개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