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23일 북한이 내년에 체제유지를 위해 제한적이지만 중국식 개혁.
개방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남포, 원산, 신의주, 금강산 등을 경제특구로
추가 지정하고 개인영업을 허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통일부는 이날 발표한 "98 북한정세 평가 및 99 정세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경제적 지원을 획득
하는 것을 최우선적 과제로 삼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서 통일부는 북한이 대남관계에 있어서도 정치.군사적 대결국면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경제적으로는 대남 강경정책을 완화, 생존과 실리를
추구하는 "일면 대결, 일면 교류협력"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일부는 그러나 올해 9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경제는 동아시아의 외환위기와 대내 자원동원 능력의 한계 등으로
침체상황을 탈피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했다.

대내적으로 북한은 경제난으로 인한 내부적 동요를 막기위해 김정일의
막후통치를 지속하면서 전사회의 병영화를 정착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정일 체제의 안정을 과시하기 위해 4월중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김일성 사후 5년만에 예산안을 처리하고 김정일의 60회 생일인 2002년까지의
과도적 경제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쳐졌다.

이와함께 올해 김영용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권희경 당35호실장,
김정우 대외경제추진위원회 위원장 등 정보.공작기관과 대남부서 고위간부를
숙청한데 이어 내년에도 당조직 개편을 통한 세대교체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적 측면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경제적 지원 및 대북
경제제재 해제를 얻어내는 것을 99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금창리 지하시설의 핵의혹 해소를 위한 북.미협상의 결과에
좌우될 것으로 보여 현재로서는 낙관을 불허하고 있다.

대중국 관계에서 북한은 기존의 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현재 중국 장쩌민 주석은 김정일을 초청해 놓고 있으나 북한측이 아직 이에
대해 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는 당분간 강경대립 상태를 지속하지만 미국과의 관계개선 등을 통한
우회적 접근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내년 군사적 측면에서 강성대국의 표상으로서 군사력 증강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따른 대포동 1호의 추가실험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대미협상과 관계없이 체제보호 및 외화획득의 주요 수단인 미사일의
개발과 수출을 지속하고 자주권이란 명분으로 핵개발 위협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내결속 및 대외협상을 겨냥해 대남침투 및 국지전을 도발할 가능성
도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심각한 수준의 북한 식량난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 북한의 양곡 수요는 5백51만t인데 비해 올해 생산량이 3백89만t이었던
점을 가만하면 1백60여만t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