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뉴 뱅크(새로운 은행)가 될 겁니다.

위기에 빠진 경제를 끌어올리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금융기관으로 변모할
것입니다"

상업.한일은행 합병추진위원회 박영철 위원장은 얼마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합병은행이 반드시 한국금융산업을 이끌어 나갈 "리딩뱅크"가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공언했다.

그 이유로 박 위원장은 정부가 5조3천억원을 지원함으로써 부실채권이 없는
깨끗한 은행이 됐다는 점을 들었다.

뉴 뱅크가 되기위해 상업.한일은행은 외국계 컨설팅업체에 의뢰, 경영전략
마저 새롭게 짜고 있다.

현재와 같은 백화점식 경영을 할 것인지, 특화된 영업을 할 것인지를 정밀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걸맞게 조직.인사체계도 선진국형 은행으로 완전히 바꿔 나갈
방침이다.

합병추진위원회 이덕훈 부위원장은 금융이 서비스 산업이라는 점을 전제하고
"경쟁력을 상실한 사람은 과감하게 조직에서 퇴출하는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플레이어만 살아남게 함으로써 조직의 누적된 비효율을 제거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달성키 위한 방법으로 합병은행은 내년부터 3급이상 직원에 대해선
연봉제를 실시할 방침이다.

합병은행은 이와함께 외국계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도 추진한다.

조만간 파트너 선정 작업을 맡길 주간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제휴기관으로부터 3억달러이내의 자본 참여를 유도한다는 목표다.

제휴기관엔 경영참여도 보장할 방침이다.

그래야만 경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합병은행이 정부소유 은행이어서 "관치"에 길들여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미리부터 차단하자는 사전 포석인 것이다.

추가부실 문제는 합병은행을 괴롭히는 최대의 적이다.

박 위원장은 추가부실로 합병은행의 건전성이 타격받을 수 있다고 보고
부실자산만 떼어 관리하는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부실채권이 은행 발전을 가로막는 전철을 더이상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합병은행이 이처럼 여러갈래로 뉴 뱅크 탄생을 구상하는 것은 "뉴 뱅크는
슈퍼뱅크이자 리딩뱅크가 돼야한다"는 철학이 깔려 있다.

비록 부실은행과 부실은행이 합친 것이긴 하지만 합병후에는 금융산업을
선도하는 은행이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