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라의 골프붐은 예외없이 스타탄생과 그 맥을 같이 한다.

예를들어 일본의 골프붐은 80년대초반 아오키 이사오(56)의 선전에
힘입었다.

아오키는 80년 US오픈에서 2위를 했고 83년 일본남자프로로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미PGA투어 우승을 차지한 인물이다.

83년 하와이언 오픈에서 아오키는 최종라운드 최종홀(파5)에서 1백28야드
서드샷을 그대로 홀인시키는 이글로 기적같은 우승을 따냈었다.

당시 일본국내에서는 점보 오자키가 스타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80년대
중반엔 아야코 오카모토가 미국여자투어를 휩쓸며(총 17승) 붐을 이어갔다.

일본은 세계 제2의 골프시장(미국 다음)이다.

일본의 골프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2천만명으로 추정되는 일본골프인구중에는 사실 "골프장에 안 가본
골퍼"들이 수두룩하다.

일본 역시 우리나라만큼 부킹이 어렵고 또 비싸다.

웬만한 사람들이 실제 라운드하기는 아주 어려운 환경.

그러나 일본에선 택시 운전사도 자신을 골퍼로 생각하고 오피스 걸도
자신을 골퍼라고 말한다.

그들은 대개 연습장 골퍼들이다.

항상 차에 골프채를 가지고 다니며 시간나면 연습장에서 그냥 볼을 치는
식이다.

이는 수영장 가서 수영하거나 볼링장에서 볼링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면
된다.

어쩌다 1년에 한두번 라운드할뿐인데도 그들은 골퍼이고 골프팬인 것이다.

이같은 골퍼들 생각은 한국에서도 적용될만 하다.

라운드하기는 어렵지만 그냥 연습장만 다녀도 재미있고 또 운동이 되는게
골프이다.

연습장 비용은 1시간에 1만원 내외.

그같은 비용은 다른 스포츠를 해도 비슷할 것이다.

독일은 베른 하르트 랑거라는 존재로 골프가 국민속에 파고 들었고 스페인
은 세베 바예스테로스나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 호주는 그레그 노먼,
스웨덴은 리셀로트 노이만이나 애니카 소렌스탐으로 인해 골프가 제일의
스포츠가 됐다.

이제 한국은 박세리의 등장으로 그런 과정을 밟기 시작한 셈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