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업무를 총괄하는 관세청을 영문으로 표현할 때 종전에는 세계적으로
Authorities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모든 나라가 Service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무역의 원활한 흐름과 여행객들의 간편한 출입국을 위해 각국의 세관들이
경쟁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흐름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관행정은 어느 정도의 규제, 단속적인 성격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친절 봉사와 철저한 단속을 동시에 엮어내기 위해 세관행정은 감시장비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그중에 많이 알려진 것이 마약견이다.

근래 마약이 점점 더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어 배전의 경각심을 갖게 된다.

마약의 밀반입을 막기위한 마약견의 효능은 그간 여러차례의 검거실적에서
입증되고 있다.

작년에는 주한 미군의 군견들과 마약 및 폭발물탐지 경연대회를 벌여
우리세관 마약견의 우수성을 뽑내기도 했다.

그러나 몇년전만 하더라도 마약견의 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었다.

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 마약견을 담당하는 직원의 잦은 교체에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이후 마약견과 직원을 한 팀으로 구성해 가능한한 오래 같이 근무하도록
해 현저한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은 밀수우범해역을 순찰하는 세관 감시정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선박직원들이 번갈아 승선하던 감시정을 수년전부터 전담팀제로 배치한
결과 선박의 운영상태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주인의식과 명확한 책임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우리사회의 많은 문제 근저에는 일을 맡은 사람들이 자기가 맡은 동안만
별탈 없으면 된다고 하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여겨진다.

그렇다고 모든 분야에서 위와 같은 기술적인 개선이 가능하지도 않다.

씨뿌리는 사람, 기르는 사람, 추수하는 사람이 다르고 각자의 공과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합력해 최선을 일궈낼 수 있는 성숙한 신뢰사회를
꿈꾸어 본다.

< kcstop@customs.g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