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노숙자들이 오랜만에 묵은 때를 씻어냈다.

"좋은 세상 만들기 위한 모임"은 2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역
인근 청운목욕탕을 빌려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이날 무료 목욕탕을 찾은 노숙자는 1백명 가량.

무료급식을 받다 홍보전단을 보고 목욕탕을 찾은 한모씨(41)는 "한달동안
목욕 한번 못했다"며 "밥 한끼 얻어 먹은 것보다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좋은 세상 만들기 위한 모임"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희복(38)씨가 단골손님 10여명과 함께 실직자들을 돕기 위해
만든 단체다.

이씨는 일일 목욕탕을 운영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4,5월 두차례
자신의 카페에서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이씨는 "앞으로도 계속 노숙자를 위해 무료 목욕탕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