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사태 이후 "오버 킬(over-kill)"이란 말이 자주 나온다.

오버 킬은 원래 핵무기의 과잉 살상력이란 의미다.

그러나 최근엔 지나친 경제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을 뜻하는 단어로 널리
쓰인다.

우리나라의 외환위기에 대해 고금리 고환율정책을 내세우는 IMF 처방이
오버킬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살인적인 고금리는 연쇄부도를 양산하고 투자를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

이는 수출부진으로 이어져 외채가 오히려 크게 늘어나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고 국가경제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갈수록 증가하는 실업이 심리적 불안감마저 확산시키고 생산
축소와 소득 감소로 이어지면 내수 부족을 야기시킨다.

수출부진과 내수침체는 곧바로 산업기반 붕괴로 이어진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오버킬이 문제가 되는 것은 경제가 일단 악순환에 빠지면 회복불능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경제의 근본적인 고질병치료를 위해선 구조조정을 미룰 수 없지만 그
방법과 속도를 조절해 오버킬의 악순환을 막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유병연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