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거래에서 위험 발생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은 금융기법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거래의 국제화가 심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환위험
회피수단이 제공되고 있다.

외환의 스와프, 옵션, 퓨처거래 등 이른바 파생금융상품이 그것이다.

파생금융상품의 거래가 확대되면서 작은 실수나 판단착오로도 엄청난 손실
을 초래하는 경우가 생겨나게 되었다.

위험회피수단이 발달하면서 금융거래의 잠재적 위험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규제완화를 통해 금융자유화가 진전된 것도 금융거래의 위험을 확대시킨
요인이다.

예컨대 금리가 자유화되면 금융기관간의 경쟁이 심화된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예금금리가 높아지면 위험이 따르더라도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하거나 고위험 고수익상품으로 자금을 운용할수밖에 없다.

누적채무 문제 역시 국제금융거래에 있어서 중요한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고금리 현상이 나타나면 외채에 대한 원리금 상환의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일시에 지급불능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이른바 핫머니와 같은 투기성 단기자금의 거래규모가 점차 늘면서
이들에 의해 유발된 환율의 변동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오늘날 더욱더 문제가 되는것은 금융거래의 국제화와 거래기법의 고도화로
인해 이같은 위험이 거래 당사자간의 문제로만 남지 않는다는데 있다.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세계적으로 연쇄파장을 일으킨다.

BIS의 은행규제감독위원회가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규제하는 것은 이러한
금융거래에 있어서 위험을 관리하려는 노력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같은 규제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
에서의 위험은 언제나 물위로 떠오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외환위기이후 IMF의 강력한 권고에 의해 BIS의 비율을 맞춘바
있다.

결국 국제거래에 있어서 위험관리는 개별금융기관과 채권.채무국 정부,
국제금융기관 등의 협조에 의해서만 가능해졌다.

이렇게 볼때 최근 몇 차례의 국제금융위기와 관련하여 제2의 브레튼우즈
체제와 같은 국제금융질서의 재편이 논의되는 것은 자연스런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노택선 < 한국외국어대 교수 / 경제학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