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7일 무역투자진흥대책회의를 마친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나는 어떤 의미에서는 경제인 출신 대통령"이라며
기업인들이 안심놓고 기업활동에 전념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해드테이블에서 있은 경제4단체장과의 간담회의 주요 대화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구평회 무협회장 =우리는 언제부턴가 수출의 중요성을 잊고 있었고
이로인해 오늘의 외환위기를 맞았다.

우리 경제인들은 수출과 투자유치에 전력을 다하겠다.

오늘로 우리는 불안을 해소하고 혼신의 노력을 다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의가 제기능을 발휘해 경제위기를 탈출하는 계기가 되도록 정부가
협조해주기 바란다.

<>김우중 차기전경련회장내정자(대우그룹 회장) =올해는 시설재 수입이
현저히 감소할 것이다.

요즘 생산설비가동률이 60%에 그치고 있는데 80%이상 가동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가 수출만이 해결의 전부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대기업들도
정부와 합의한 5개항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부대기업과 정부의 관계가 멀어지는 듯한 분위기도 있지만 지금은 모두
힘을 합칠 때다.

<>김창성 경총회장 =불가피하게 임금체불이 생길 수도 있는데 정부가
처벌할 때도 있다.

지금은 노사정이 고통을 분담해서 경제를 살릴 때다.

<>박상희 중소기협중앙회장 =정부가 컨벤션센터를 많이 지어 중소기업
제품을 팔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바란다.

대통령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쌍두마차로 이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표한 만큼 우리 중소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많은 도움을 주기 바란다.

<>김대중 대통령 =나는 어떤 의미에서 경제인 출신 대통령이다.

젊어서 해운업 조선업 지방신문사 사장으로 사업을 했다.

나도 계속 사업을 했더라면 지금쯤 대우나 LG그룹처럼 DJ그룹회장으로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업을 하면서 자금때문에 얼마나 어려움을 겪었던지 지금도
사업은 안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지금도 꿈을 꾸면 야당때 고생하던 꿈은 잘 안꾸지만 사업하면서 고생하던
꿈을 꾼다.

신문에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파산했다는 기사를 보면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은 경제 생각밖에 없다.

오늘을 계기로 심기일전해 국난을 극복하고 외환위기를 탈출하자.

나의 개혁의지만은 확고하다.

나는 5년임기를 채우고 난뒤 경제계에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어떤 의미에서 동업자로서 여러분들의 지원을 바란다.

<김수섭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