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가 부도회오리에 휘말리면서 신간 발행과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신간 발행부수는 4백95만2천2백99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7%나 줄었다.

종수도 1천7백82종으로 26%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세는 도매상 부도가 극에 달한 지난달 더욱 심화됐고 국내최대
책도매상 보문당이 무너진 3월부터는 아예 집계가 무의미해졌다.

신간발행 감소는 도매상 부도로 유통망이 붕괴돼 책을 내도 공급할 데가
없기 때문.

따라서 출판사마다 원고를 쌓아놓고도 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경희 지식산업사대표는 "완성된 원고만 10여종에 이르지만 속수무책으로
떠안고 있다"며 "순수 학술서적의 경우 설 자리를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최청수 자작나무대표는 "책의 생산과 유통 소비를 잇는 연결고리가 끊어진
상태에서 가장 크게 피해를 보는 것은 독자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출판위기는 도매상 영업실적에서도 드러난다.

2일 최종부도난 보문당은 지난해 12월 신간매출 12억원을 기록했으나
올1월 5억원, 2월에는 2억5천여만원에 그쳤다.

영업중인 고려북스도 지난해말 입고 종수가 8백60종이었으나 올 1월에는
4백여종, 2월에는 2백여종으로 급감했다.

대형 서점들도 신학기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50%이상 뚝 떨어졌다고
울상이다.

그나마 학습참고서나 실용재테크서 재고도서특설매장에만 독자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출판계는 도매상합병 방안과 출판회생자금 확보 등 다각적인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이뤄지기 전에는 이같은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