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류 잡화등 소비재제조업체들이 잇따라 도산하면서 백화점 매장의
상품구색이 크게 줄어들고있어 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가 세차게 불기 시작한 이후 부도난 의류 잡화업체들
의 백화점 매장철수가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백화점 바이어들이 빈 매장을
채우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한 브랜드가 빠지면 쉽사리 외국브랜드나 다른 국산브랜드로 채우곤했던
과거와 달리 폭등한 환율 때문에 수입상품으로의 대체는 꿈도 꾸기
어려운데다 같은 컨셉트를 가진 국산브랜드를 찾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롯데백화점 숙녀의류매장의 경우 미치코런던 모뎀 에샤프망등의 브랜드를
각각 만들어내던 카인드웨어서울 에바스패션 옥성통상 등의 업체들이 부도를
냈다.

남성복에서는 한주통산(기라로쉬) 부흥(쟌피엘) 등과 니나리치 찰스주르당
랑방 와이셔츠 등을 만들어 내는 동양어패럴이 쓰러졌다.

현대백화점은 특히 1층 잡화매장이 타격을 입고 있다.

닥스 파올로구치 양말을 판매하던 금양물산에 이어 엘레세 엘르스포츠
브랜드의 패션시계를 공급하던 엠엘상사, 피혁제품업체 가파치, 구두업체
엘칸토가 잇따라 부도를 내 매장의 빈 공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업체중 일부는 화의신청을 내고 일단 장사를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정상영업을 할수 있을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더욱이 올 상반기에도 의류 잡화업체의 부도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백화점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뿐만아니라 도산업체들이 재고물량 처리를 위해 새 상품을 50~70% 할인판매
하거나 재고떨이행사를 벌이면서 정상가로 파는 다른 브랜드도 연쇄타격을
입고 있다.

떨이행사로 손님이 몰리면서 그동안 장사가 괜찮았던 업체까지 매출부진에
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업계는 의류 잡화등 업체의 부도 도미노현상이 앞으로 6개월만
계속될 경우 상품진열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강창동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