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을 펴 들면 온통 정보통신사업관련 광고에 접할 수 있는데
이때마다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최근 청와대에서 정보화추진 보고회의가 열렸지만 우리의 국가기관 및
기업의 정보화수준은 아직도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에 비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도 정부와 기업의 꾸준한 정보화추진으로 CDMA기술의 세계
최초 상용화실현 등 정보화산업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룩하고 있으며 현재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 또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정보화사업추진에 있어 관련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중복
과잉투자로 인한 국력낭비 및 경제적 손실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휴대통신을 예로 들면 기존의 셀룰러폰 시장에서도 두개회사의 출혈경쟁과
마구잡이식 시장확대로 소득이 없는 중고교생들에게까지 판매함으로써
소비를 조장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게다가 10월부터는 PCS사업까지 개시함으로
써 국민들은 휴대폰 홍수속에서 살고 있다.

기존의 휴대폰과 새로 나온 PCS가 기능과 성능에 큰 차이가 없는데도 관련
업체들의 광고는 무슨 특별한 요술방망이인양 과대 광고로 국민들을 현혹시켜
소비를 조장하고 있다.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한다
하더라도 요즘의 휴대통신 관련업체들의 경쟁은 우리의 경제발전보다는
국력을 소진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최근 미국의 슈퍼301조 발동 등 선진국들의 통상압력이 거세지는 시점에서
우리 기업들은 좁은 국내시장에서 제살깎기식의 과당경쟁은 지양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차제에 정부에서도 무조건 방치만 할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
원리를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적절한 조정과 중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우리의 관련업체들도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
국가경쟁력강화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하겠다.

정래근 <서울 관악구 신림9동>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