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금융시장의 조기개방을 통한 금리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3일 오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회장단회의를 갖고
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금리를 국제수준인 5%대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
했다.

회장단은 이날 기업의 부도속출, 국제수지 악화, 부실금융 증가 등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을 조기개방해 우리 기업이 국제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올들어 근로자들의 협조로 임금이 비교적
안정된데 비해 금리는 여전히 국제수준의 2배나 돼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
먹고 있다는 회장들의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손부회장은 금리인하방안으로 "금융시장을 조기 개방, 기업과 은행들이
해외자금을 자기신용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지난 6월16일 미국에서 폐암수술을 받은 최종현회장이 석달만
에 귀국, 처음으로 주재한 자리였다.

최회장은 회의가 끝난 뒤 가진 회장단 합동기자간담회에서 기아사태와
관련, "전경련 회원사의 문제로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 기업의
문제"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은 회장단회의 직후 열린 합동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자동차 등 기아계열사 인수와 관련, "기아의 협조 요청이 있으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아특수강의 현대 기아와의 공동경영과 관련해서는 "3사가 기아특수강
제품을 1백%로 사용하면 가동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경영은 현대가 맡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장단회의에는 최회장을 비롯 김우중 대우, 박용오 두산, 조석래
효성, 장치혁 고합그룹회장과 김각중 경방, 강신호 동아제약, 신명수
신동방회장, 조양호 한진그룹부회장, 손병두 전경련상근부회장 등이 참석
했다.

< 이봉구.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