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폐경기처럼 남성도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감소에 따라 뚜렷한
갱년기증상이 나타날수 있는가.

내분비학자와 노화학자들의 관심이 여기에 쏠리고 있다.

최신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병적요인이 없더라도 노화에 따라 혈중
테스토스테론치가 감소하며 이와 결합하는 글로불린도 증가해 테스토스테론의
생체이용률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호르몬 감소는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첫째는 정자의 생산량및 운동능력 감소다.

고환속에서 정자를 만드는데 보조역할을 하는 라이디히세포를 감소시킨다.

또 정액이 흐르는 세정관이 섬유화되고 그 하층막이 두터워져 난자와의
수정능력도 떨어진다.

둘째는 성기능의 쇠약.

남성호르몬은 성자극을 높이고 갱년기에 나타나는 우울증 무기력증
만성피로 등을 개선해 정신적 활력을 높인다.

성호르몬이 음경의 발기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기존 학설이
설득력을 잃어가는 대신 성반응시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으로 이르는
신경경로를 더욱 예민하게 만든다는 설명으로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남성호르몬은 성장호르몬과 더불어 갱년기 남성의 침체된 심리를 북돋울
수 있다는 이론도 임상으로 상당히 인정받고 있다.

셋째 갱년기의 근육감소 지방증가 골다공증도 유발한다.

이에따라 비만및 골다공증치료,근력강화에 남성호르몬이나 성장호르몬을
병용해 치료하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테스토스테론의 절대량이 줄고 이에 따라 말초혈관에서 테스토스테론이
여성호르몬(에스트라디올)으로 전환되는 양까지 줄면 골형성이 크게
감소한다.

이런 정황적 증거들로 남성호르몬의 감소는 분명 남성 갱년기증상을
유발하는게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여성폐경기증후군의 치료와 마찬가지로 남성갱년기증후군을
치료하는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남성호르몬의 역할이 워낙 광범위하고 내분비계 시스템이
수십가지 호르몬의 다양한 조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또한 여성호르몬이 유방암 자궁내막암 질암 간암 등을 유발할수 있는
것처럼 남성호르몬은 전립선암 전립선비대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김광원(김광원.내분비내과)교수는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이 적잖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실보다 득이 많다는 점에서
치료지원자가 늘고 있듯 남성호르몬 대체요법도 멀지않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호르몬은 혈액 1ml당 3~10ng이 정상치로 3이하면 정자의 수정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또 하루중 오전 8시께 가장 높고 오후 7~9시에 가장 낮다.

남성갱년기증상을 치료받으려면 이른 아침에 혈중 테스토스테론을
측정해야 한다.

테스토스테론치가 낮아지면 성욕을 낮추는 프로락틴, 임신유지에 도움되는
난포자극호르몬 황체호르몬 등도 줄어들므로 이들 지표도 검사한다.

이런 진단을 통해 테스토스테론치가 갱년기증상의 주범으로 인식되면
남성호르몬대체요법이 고려될수 있으며 그렇지 않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
갱년기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갱년기증상 예방을 위해서는 <>걷기 조깅 춤 테니스 골프 등의 적절한
운동 <>절주및 금연 <>긍정적 생활 <>고른 영양섭취 <>전문화된 골다공증
치료가 필요하다.

<정종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