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부도유예협약에 적용된 지난 15일 이후 열흘동안 기업어음(CP)
할인이 3백73억원(전액 기준)이 순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9일 종금협회가 발표한 최근 CP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CP할인잔액은 85조3천3백1억원으로 15일(85조3천6백74억원)보다 3백73억원
줄었다.

대농과 기아쇼크로 자금회수가 묶여 있는 CP가 많은데도 이처럼 CP할인이
준 것은 대기업의 자금악화설로 극도의 불안심리가 자금시장에 팽배해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종금협회는 은행신탁등이 CP매입을 자제하고 심지어 기존 CP
보유물량도 줄이려고 하면서 CP할인 감소폭보다 CP매출 감소폭이 훨씬 커져
종금사의 할인여력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금사의 대출재원이 그만큼 감소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지난 15일이후 25일까지 CP매출은 2천11억원 줄어든 반면 종금사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어음은 1천6백38억원 증가해 기아쇼크이후 종금사들의 자금
압박이 심화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종금사 관계자는 "할인되는 CP도 대부분 1주일이내의 초단기성이 많다"며
"통상적인 3개월 이상의 CP는 주요그룹 아니면 은행신탁 등이 사려고 하지
않아 현실적으로 우량기업을 제외하곤 신규할인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라고
털어놨다.

한편 은행신탁 등에 팔린 CP매출액은 지난 25일 현재 65조2천1백21억원으로
부도유예협약 윤곽이 드러난 4월말 66조4천6백91억원보다 1조2천5백70억원이
감소, 종금사 보유CP는 18조6천5백94억원에서 20조1천1백80억원으로
1조4천5백86억원 늘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