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크게 떨어졌다.

12일 한국귀금속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주말 국내 금값(순도 99.99%의 순금)
은 한 돈쭝(3.75g)에 3만8천원(도매가)으로 1주일 사이에 1천6백원이나
내렸다.

올들어 가장 높았던 지난 4월초의 4만1천5백원에 비해서는 3천5백원
하락한 수준이다.

도매값이 내림에 따라 시중 소매값도 4만5천원(24K기준 가공료별도)으로
1주일새 1천원이 빠졌다.

국내금값이 1주일 사이에 1천원이상 떨어지기는 올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금값은 지난 상반기중 도매가가 한돈쭝에 3만9천5백~4만1천5백원,
소매가가 4만6천~4만7천원선에서 소폭의 변동을 거듭했었다.

<> 원인과 전망 =국내 금값이 떨어진 것은 국제시세의 급락 때문이다.

호주중앙은행이 보유중인 금을 팔 것이란 소문이 나돌면서 국제금값은
지난주에 12년만의 최저치인 온스당 3백14달러(현물기준)까지 떨어졌다.

불과 2주일만에 온스당 15달러(4.5%)나 떨어진 것.

연초에 비해서는 53달러(14%) 하락한 수준이다.

선물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첫거래일인 1월2일 온스당 3백67.45달러를
기록한 이후 하락기조를 지속해온 국제금값이 호주중앙은행의 금매각설이라는
강펀치를 맞고 녹다운 된 격"이라고 설명했다.

선물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미국등 선진국의 물가안정으로 인플레헤지수
단으로서 금의 매력이 크게 떨어져 투자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는 점도
금값하락에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금값 하락세는 좀더 이어져 8월중에는 온스당 3백달러선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국제 금전문가들은 그러나 금값이 아무리 떨어지더라도 심리적으로 강력한
하락마지노선인 3백달러밑으로 추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언제 얼마까지 회복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우나 3백달러선까지 내려간 뒤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