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구 시민회관에서 열린 신한국당의 차기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는 대다수의 후보들이 초반 승부의 분수령이 되는
주요 지역유세라고 판단, 입장할 때부터 세를 과시하는가 하면 연설 내용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등 다소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영남후보인 이수성 박찬종 고문은 이날 연설회에 승부를 거는듯 했고
타지역에서 세가 확산되고 있는 이인제 경기지사는 영남지역에서도 상승세
탈 경우 2위는 확실히 확보한다는 각오로 임하는 모습이었다.

세가 다소 주춤거리고 있는 이회창 고문도 이지역에서 반전을 노리는 듯한
눈치였다.

이한동 고문은 지역정서를 의식, 이날 아침 구미의 고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둘러보는 등의 "성의"를 보였다.

<>.이날 후보들간의 연설전 세대결 자체는 바로 이지역의 경선판세를
압축해 놓은 듯한 모습.

이날 대회가 열린 대구시민회관 입구에는 7백여명의 각 후보지지자들이
몰려, 각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북새통.

특히 이회창 박찬종 이수성후보 지지자들은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조직적
으로 지지를 호소.

특히 오후 1시30분경 이회창 고문이 도착해 지지자들과 함께 이수성 박찬종
고문 지지자들이 모여있는데까지 손을 흔들며 행진하자 다른 후보지지자들이
몸으로 막는 해프닝을 연출.

이 과정에서 이고문의 부인이 밀려서 넘어질뻔 하는 위기를 맞기도.

<>.연설에 나선 후보들은 한결같이 대의원들의 고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면서 자신이 박전대통령의 위업을 이어받을 적자임을 강조.

첫 연설에 나선 이한동 고문은 구여권 표를 겨냥, 고 박정희 전대통령의
생가방문으로 연설을 시작했고 박찬종 고문은 박전대통령의 지식과 열정을
높이 평가하면서 자신도 박전대통령 식으로 공약을 추진하겠다고 강조.

이인제 경기지사는 "사람들이 저보고 30년전부터 보아온 사람이라고 한다"며
박전대통령과의 닮은 모습을 부각시켰고 이회창 고문은 "대구 경북은 조국의
근대화를 이룬 대통령을 배출해냈다"고 예찬.

<>.후보들은 연설에서 대구.경북지역의 경제난을 의식, 저마다 이 지역의
경제난을 극복할 공약을 무더기로 제시해 눈길.

"경제대통령"을 기치로 내건 박찬종 고문은 위천국가공단 지정, 대구지역
고속철도 지하화 등을 즉석 공약으로 제시한후 "모든 것을 경제로 시작
경제로 끝내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

이수성 고문도 대구국제공항사업 추진, 성서 달성 구미공단을 연결하는
자동차 산업단지 벨트 구축 등을 공약한후 "박정희 전대통령이 생전에
부르짖었던 "건설한국" "발전 경북"의 꿈을 이루어 내겠다"고 다짐.

김덕룡 의원은 대구지역의 교통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무공해 첨단산업
단지를 개발하겠다고 주장했고 이인제 지사는 "일꾼대통령"을 내세우며
경제활성화에 주력할 것을 다짐.

< 대구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