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외식업체의 국내시장 직접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업체에 프랜차이즈영업권을 주고 로열티를 받아오던 해외 외식업체들이
국내업체를 인수, 직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코카콜라사가 국내 보틀러사인 우성식품과 호남식품을 인수하면서
직판체제를 구축하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외 외식업체들도 국내시장
직접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업체는 미국의 웬디스와 맥도날드.

웬디스의 국내 파트너인 (주)웬코는 지난 94년 미국본사와 10년간 재계약을
맺었으나 본사측이 한국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웬코의 경영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웬디스 미국 본사는 최근 국내 웬디스점포 23개중 11개에 달하는 가맹점의
운영권을 무상으로 내놓으라고 웬코에 요구했다.

웬코가 이에 응하지 않자 식재료공급선을 다른 업체로 바꾸라고 일방적으로
통보,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12년이상 같은 업체에서 식재료를 공급받아온 웬코로서는 특별한 하자가
없는데도 불구, 본사가 공급선을 바꾸라고 요구한 것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라이선스계약 위반으로 트집을 잡아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초의 요구대로 가맹점 경영권을 무상으로 넘겨주더라도 이를 관리하기
위한 미국본사의 국내 사무소가 들어서게 되면 국내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셈이 된다.

웬코는 직영점 13개만 운영하는 가맹업체의 위치로 전락하게된다는 얘기다.

맥도날드의 경우 수도권지역 영업권을 갖고 있는 (주)신맥은 원래 신언식
대표가 51%, 미국 본사가 49% 출자해 지난 88년 설립됐다.

신맥은 90년대들어 점포수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자금부족을 겪자 본사의
증자를 통해 이를 충당했다.

이에 따라 3대7로 본사측 지분이 커지게 됐다.

웬코의 정의수 상무는 "최근 국내 외식시장이 급격히 팽창하자 미국 본사들
이 좀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이같은 압력을 통해 국내시장에 직접 진출
하려는 것"으로 풀이했다.

피자헛의 경우 국내업체가 시장을 개척했으나 미국본사의 압력에 밀려
점포를 매각한 사례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국내 외식업체들이 해외 외식브랜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본사측이 직접투자를 강하게 요구할 경우 경영권을
방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외식시장은 해외 외식업체들의 각축장
이 될 전망이다.

해외외식 브랜드들의 수익은 지금보다 더 큰 규모로 해외로 유출될 것으로
보인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