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마다 전등하나씩 줄여보자 ]]

나양하 <서울 노원구 공릉2동>

현재의 경제위기 원인에 대해 국민들은 나름대로 의견을 제시한다.

우선 고비용과 저효율을 지적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지난 몇년간의 리더십
부족을 들기도 한다.

하지만 "경제난국"이라고 말은 요란한데 이를 극복하려는 실천의지는
부족한 듯 싶다.

무엇이든 아껴 쓸 줄 모르고 마구 낭비하는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경제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생긴다.

경상수지 적자가 2백37억달러였던 지난해 에너지 도입비는 2백억달러를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국민들의 에너지소비행태를 보면 안타깝다.

두꺼운 옷을 걸친 승객들이 푹푹 찌도록 스팀을 넣어대는 전동차도 있고,
공중목욕탕에서는 수도꼭지를 잠글줄 모르는 시민이 수두룩하다.

음식점에서 회식을 할 때는 음식을 남겨 버릴만큼 많이 주문하는 것이
미덕인 것처럼 잘못 인식되어있다.

그러면서도 내집 근처에는 쓰레기장도 세우지 말고,발전소나 변전소도
짓지말라고 자기편의만 내세우기 일쑤다.

우리조상들은 밥 한알을 버려도 죄받는다고 가르치며 실천하였다.

그러한 근검절약정신이 바탕이 되어 이만큼이나 경제성장이 이루어졌다고
믿어진다.

우리나라에서 자체생산되는 자원은 거의 없다.

특히 에너지자원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절약해야
된다.

우리나라 각 가정에서 100W짜리 전등 하나씩만 끄면 100만KW급
원자력발전소하나를 건설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100만KW급 원자력발전소의 건설비는 1조6천억원, 건설기간만도 7년이나
소요된다는 것이다.

발전소나 변전소는 국민 거의가 자기집 근처에 짓지 말라고 하여 부지
확보난은 심각하다고 한다.

우리의 모든 씀씀이는 곧 귀중한 에너지의 소비와 연결된다.

예를 들면 종이나 수돗물의 생산에도 가스 석유 석탄등을 사용하여
만들어지는 전기가 대규모로 투입되는 것이다.

말로만 경제위기라고 떠들것이 아니라 아까운 1회용 종이컵 한개라도
깨끗이 보관하였다가 재사용하는 절약의 지혜를 되살려야 경제가 회생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