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도를 들여다 보면 아프리카대륙의 서해안선이 남.북아메리카
대륙의 동해안선에 거의 들어 맞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1912년 독일의 기상학자 알프레드 베게너는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놀라운 학설을 착상해 냈다.

지구상의 6개 대륙이 원래 하나의 대륙을 이루고 있다가 그것이 그
하부에 녹아있는 암석의 바다위에 떠 있으면서 몇억년동안 표류하는
사이에 뿔뿔이 헤어졌다는 것이다.

베게너의 이 학설은 현존해 있는 동식물의 분포에 의해서 뒷받침된다.

남아메리카의 민물고기나 야생 원숭이를 비롯한 동물이 아프리카에도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이 그 본보기다.

그것들이 한쪽 대륙에서 다른 대륙으로 수천km의 바다를 헤엄쳐 건너
가거나 두 대륙에서 각기 별도로 진화했다고 보기는 어렵기때문이다.

지질학자들은 1968년 과학탐사에서 베게너의 학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아냈다.

2억여년전 한덩어리로 된 육지가 로라시아와 골드와나라는 두개의
초대륙으로 쪼개진 다음 점차로 지금과 같은 6개 대륙으로 떨어져 갔다는
것이다.

지질학자들이 신봉하는 판구조론을 대륙의 분열 이동이 있어왔음을 잘
설명해 준다.

육지와 해저는 모두 따로 떨어진 몇개의 판위에 실려있다.

두께 1백~1백50km의 암반으로 이루어진 이 판들은 녹아있는 암석의
바다에 떠 있으면서 1년에 1~15cm의 속도로 지구 표면을 이동시키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처럼 움직이게 되면 지구 표면은 엄청나게 변할수
밖에 없다.

지질학자들이 추정한 지구 표면의 이동을 보면 자못 흥미롭다.

북유럽 앨래스카 북해등은 열대에서 현재의 위치로 이동했다.

북유럽의 석탄이나 앨래스카와 북해의 석유광산은 열대에서만 생성될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는 1백만년에 25km의 속도로 북쪽으로 나아가 아시아대륙과 충돌해
연결되었다.

한반도 또한 2억3천만년전 남.북의 커다란 2개 대륙이 충돌했을 때
생성되었다는 주장이 조문섭 교수 (서울대 지질과학과)에 의해 최근
제기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양자강유역의 충돌때와 마찬가지로 휴전선을 따라 생성된 임진강대
(고압변성암지대)를 경계로 한 남.북한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오늘날 남.북 분단도 2억3천만년전의 재판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