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의 회사채 지급보증 기피가 우성건설 동신 등 대기업의 잇단 부도에
도화선을 제공하는 일이 많아져 증권사가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최종부도가 난 동신의 경우 한양증권이 1백억원짜리 회사채 지급
보증 연장을 거부해 최종부도사태로 이어졌다는게 금융계의 일반적인 평.

은행과 종금사 관계자들은 "동신 부도로 지급보증을 섰던 한양증권도 결국
회사채를 갖고 있던 신한은행에 1백억원을 대신 지급할 수밖에 없었는데
무슨 생각으로 지급보증 연장을 거부했는지 모르겠다"고 한양증권쪽에 화살을
돌렸다.

또 "한양증권이 회사채 지급보증만 연장하면 은행이나 종금사에서 여신을
계속하기로 했는데도 한양증권이 굳이 지보연장을 거부한 것은 자기
(한양증권)만 살려다 자기도 죽고 모두다(다늘 금융권) 죽이는 일을 한 꼴"
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동신이 한양증권에 "회사채 지급보증을 못하면 종금사에 예금
이라도 해달라.

그러면 어음을 할인해 급한 불은 끌수 있다"고 간청했는데도 이를 무시해
부도를 낸데 대해 같은 금융인으로서 신뢰성에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우성부도때도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동서증권이 회사채 지급
보증과 인수를 거부, 부도를 촉발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양증권측은 "은행도 지급보증을 기피했다"며 화살을 자신에게만 돌리는데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지급보증을 섰다가 떼이는 일이 비일비재해 앞으로 지급
보증을 기피하거나 연장을 거부하는 일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투금사가 자기만 살려고 어음을 돌렸다가 기업을 부도내고 자기
돈도 못받는 일을 하더니 이제는 증권사가 그런 우를 범하는 셈이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