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풍산의 소전은 세계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몇 안되는
한국수출 상품중 하나.

풍산은 매년 세계 소전거래량의 40~50%를 공급하면서 경쟁을 허용치
않는 부동의 세계정상을 고수하고 있다.

소전이란 액면가와 그림등이 찍히지 않은 반제품 상태의 동전이다.

대개의 나라들은 소전을 수입해 자국의 조폐국에서 문양등을 찍지만
풍산은 주문국의 요청에 따라 법정통화인 주화를 만들어 수출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70년부터 소전을 생산해 국내에 공급해온 풍산은 73년 대만에 이를
첫 수출했다.

이후 금년까지 완제품 주화 8,000t을 포함해 총 22만t의 소전을
세계시장에 공급해왔다.

지난해엔 1만5,000t을 공급해 세계시장의 50%를 차지했다.

풍산이 지금까지 소전을 수출한 국가는 모두 32개국.

이들 나라의 22억명 인구가 풍산이 만든 주화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풍산의 소전은 단순한 시장점유율 뿐아니라 품질에 있어서도 세계일류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88서울올림픽과 86서울아시안게임의 기념주화용 소전을 성공리에
공급함으로써 다시한번 입증됐다.

풍산이 세계시장을 무대로 뛴다면 풍산의 미국 현지법인인
PMX인더스트리사는 미국의 소전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PMX는 지난 92년 공장가동이후 작년까지 미국 조폐국이 발주한 소전량의
47%인 2만5,600t의 소전을 수주했다.

이 회사의 미국내 시장점유율을 오는 98년께는 약 6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게 풍산의 계획이다.

소전 수출은 다른 제품과 달리 그 나라의 화폐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급업체의 기술과 보안능력외에도 수출국과 수입국간 신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풍산의 소전수출이 다른 나라와의 선린우호관계 정립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풍산이 역사 깊은 세계 유수의 소전업체들을 제치고 단기간내에
세계시장에서 명성을 얻은 것은 역시 우수한 품질 덕분이다.

금속의 균질성 치수, 미려한 표면처리, 엄격한 검사등이 풍산이 자랑하는
것들이다.

또 주조에서 압연재의 생산 소전가공에 이르는 일관생산체제와 이로인한
가격경쟁력은 풍산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풍산은 앞으로 일반소전보다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바이메탈소전
<>클래드메탈 소전 <>시큐리티 소전등 고부가가치 소전의 공급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바이메탈 소전의 전용라인은 이미 설치를 완료했다.

또 새로운 국가의 분리독립과 화폐의 잦은 변경으로 소전수요가
큰 구공산권 국가를 중심으로 신규시장을 적극 개척해 21세기에도
세계 정상의 자리를 고수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