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견불이" 애완견들이 "집안의 막둥이"로 사랑받고 있다.

"집지킴이"가 아니라 "견공"으로 변신하고 있다.

개팔자가 상팔자이기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자신이 기르는 토이푸들 "새침이"의 예방접종을 위해 서울 퇴계로
H애견센터를 찾은 K양(16).

품속에서 꺼낸 새침이는 리본 목걸이 개신발등으로 온몸을 치장했다.

등에는 요즘 여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는 앙증맞은 배낭까지 걸쳤다.

K양이 새침이 예방접종비로 선뜻 지불한 돈은 3만원.

K양은 평소 용돈의 절반이상을 새침이를 위해 쓴다.

새침이의 밥과 간식, 그리고 침대 방석 샴푸 향수등 애완견 용품을
사는데 쓰는 돈만도 월 5만원에 달한다.

이밖에 두달에 한번꼴로 애완견미용실에 데려가 머리도 손질하고
발톱도 깎아준다.

애완견서비스가 이처럼 다양해지면서 애완견 용품시장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사람이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제품들이 개용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웬만한 애견센터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종류는 100여가지가 넘는다.

가격도 사람것 못지 않게 비싸다.

"개가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게 한다"는 개념을 넘어 "개의 품위 유지"를
위한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개가 대소변을 보도록하는 "대소변유도체"라는 첨단제품까지
등장했다.

중소업체들도 수입제품이 판치는 애완견 용품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들 업체는 30%선에 머무르고 있는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상품및 서비스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애완견 관련제품의 올해 시장규모는 1,000억원선으로 추정된다.

이중 개먹이로 대표되는 애완견 식품시장의 경우 연30%이상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퓨리나 IAMS ANF MALS 등 외국 페트푸드전문회사들이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제일제당등 국내업체들도 외국업체 추격에 나서고 있다.

개관련 제품시장이 확대되면서 유통망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업계는 전국 주요도시의 애완견 용품전문숍과 동물병원이 2,0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4년전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개를 손질하고 예쁘게 꾸며주는 애완견미용실과 개들을 위한 숙박시설
애완견호텔은 이제 화젯거리가 아니다.

서울대학교는 지난 10월 동물전문병원을 설립, 동물치료에 발벗고
나섰다.

한국 동물구조단도 119 긴급구조단과 연계, 위기에 빠진 동물들을
보살피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아직까지는 애완견의 시장규모에 걸맞는 전문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동물병원 애완견센터 애완견미용실등 애완견점포들이 개에 관련된
모든것을 취급하고 있다.

애견종합병원 윤신근원장은 "애완견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업종간
전문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 손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