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업계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창투사 신규 설립 및 외국 기관투자가들의 창투참여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기술집약형 중소기업에 대한 기존 창투사의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말 정부가 10대 계열기업에 대해 창투사 설립
및 지분참여를 허용키로 발표한 이후 현대종합금융을 비롯 몇몇 대기업도 창
투사 설립을 추진중이어서 창투사에 대한 인기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현대종합금융 관계자는 출자총액한도등 관련 규정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며 수도권 창투사의 경우 최소 자본금 규모가 3백억원인 점을 감안
조만간 자본금 규모를 확정한 후 빠르면 연내에 설립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지난달 메디슨 한글과컴퓨터등 27개 벤처기업들도 벤처캐피털을
21세기 유망업종으로 내다보고 자본금 1백52억원 규모의 무한기술투자를 설
립, 이미 이달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외국 기관투자가들의 창투참여도 활발한 상태다.

홍콩의 SSA파이낸스&인베스트먼트사는 지난 10월말 대방창업투자에 1천만달
러(약82억원)를 투자, 지분율 33.0%를 인수키로 하고 이미 재정경제원으로부
터 인가를 받아놓고 있다.

조세자유지역인 카리브해지역에 있는 로모르스증권도 부산창투에 1천만달러
를 투자, 지분 39%를 확보키 위해 재경원에 인가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이밖에 10개 창투사들이 투자조합결성용으로 2억달러 정도의 외국자금을 확
보, 재경원의 외국인투자인가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기존 창투사의 투자도 활발하다.

신보창업투자는 최근 웨딩드레스업체인 베아띠, 중장비업체인 협성중공업등
에 이미 투자한 가운데 연말까지 10여개사를 추가로 발굴, 벤처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신보의 경우 기존 투자업체인 두인전자 선일옵트론등이 올하반기중, 터보테
크등 7~8개사가 내년중 장외등록될 전망이며 이에따라 투자이익 실현이 가능
해지는등 벤처캐피털의 성공사례가 가시화되고 있다.

일신창투의 고정석사장은 "창투업계의 영업환경이 개선되면서 미국 장외시
장인 나스닥을 연상케할 정도로 장외등록 직전 기업이나 장외등록 기업에 대
한 투자가 활발하다"고 최근 창투업계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분석.과감성이 요구되는 벤처캐피털 업계에 40세 안팎의 젊은 실력가들이
새경영진에 오르는 것도 전에 없던 창투업계의 새로운 현상이다.

동양그룹은 계열사인 동양창업투자의 새사장에 배인탁 전동양그룹기조실 경
영전략팀장(41), 무한기술투자는 초대사장에 이인규 전한국산업증권 기업금
융팀장(38)을 선임했다.

이달로 출범 10년째를 맞는 벤처캐피털 업계가 이처럼 침체에서 벗어나 활
력을 되찾는 것은 창투사의 투자대상기업이 영업경력 7년이내에서 14년이내
기업까지로 늘어나는등 정부규제가 대폭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등 몇몇 창투사가 메디슨 케이아이씨등 벤처기업에 투자, 이
회사들의 상장후 주가상승으로 투자금액의 10배이상 차익을 거둔 성공사례
들도 업계에 큰 자극이 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문병환.홍찬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