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전 국방장관의 군사기밀 유출및 뇌물수수 등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 (안강민 검사장)는 22일 무기중개상 권병호씨를
통해 이 전장관에게 뇌물을 건네준 의혹을 받고 있는 당시 윤영석 회장
(현 대우그룹총괄회장) 등 대우중공업 임원들을 소환,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 임원들에 대한 수사결과 이씨의 수뢰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드러나는 대로 이씨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이씨와 가족명의의 11개 금융기관 18개 예금계좌를 추적한
결과 공군총장에 임명되기 직전인 92년7~9월 국민은행 계좌에서 1천만원권
수표 4장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됐다.

검찰은 이 돈이 인사청탁의 대가로 권씨를 통해 노소영씨에게 전달된
보석세트 구입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자금출처와
사용처를 캐고 있다.

이날 오전 스위스에서 귀국한 윤회장은 검찰에서 "지난 95년3월
권병호씨에게 3억원을 사기당한 사실은 있으나 그 중 1억5천만원이
이 전장관에게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다"며 경전투헬기사업과 관련된
뇌물공여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회장은 또 ""이 전장관이 대우측으로부터 1억5천만원 이외에 13억원을
추가로 받았다"는 무기중개상 권씨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진술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북경에 체류중인 무기중개상 권씨가 빨리 자진
귀국하도록 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된 이씨와 가족 및 친인척, 권병호씨, 한국
UGI사 관계자 등이 개설한 계좌중 이 전장관이 공군총장에 임명되기
전인 92년 7월부터 9월사이 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자신 명의의 계좌에서
1천만원 수표 4매가 인출된 사실을확인, 수표의 출처를 캐고 있다.

한편 검찰은 21일 오후 노태우 전대통령의 딸 소영씨를 소환해 권씨로부터
3천5백만원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반지를 받은 경위를 조사한 뒤 이날
저녁 돌려 보냈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