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해외주재원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최덕근블라디보스토크영사 피살사건에 이어 캄보디아교민 김상열씨 피습
사건이 발생하자 각 기업들이 해외주재원의 신변안전 여부를 긴급점검하는
한편 이들의 안전관리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

기업들은 특히 중국 러시아 등 남북한 동시수교국과 필리핀 스리랑카 등
국내정정 및 치안상태가 불안한 국가의 주재원들에 대한 안전대책 수립에
주력하는 모습들이다.

리비아와 블라디보스토크의 건설현장에 1백70여명의 주재원을 파견하고
있는 현대그룹은 주재원들을 대상으로 장기 안전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또 삼성그룹은 <>주소 등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말 것<>현지 지역사회와의
접촉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할 것<>눈에 띄는 행동을 자제할 것
<>위험이 감지되면 즉시 현지 경찰이나 경호전문가와 상담할 것 등의 안전
수칙을 해외지사 및 현지법인의 주재원들에게 전파했다.

대우그룹도 <>치안이 불안한 곳에서는 외출시 2인1조로 행동할 것<>외출
시 행선지와 복귀시간을 밝히고 비상연락체제를 강구할 것<>통신장비를 휴
대할 것<>현지인과 불필요한 언쟁을 피할 것<>현지인의 주의를 끄는 행동
을 삼갈 것 등과 같은 안전요령을 지키도록 당부했다.

LG 선경 동아 등 다른 그룹들도 해외주재원 파견시 이와 비슷한 안전관
리 지침을 별도로 교육시키기로 하는 등 한국인을 겨냥한 잇따른 테러사건
을 계기로 해외사업장에서의 안전관리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한편 기업들은 주재원들외에 해외출장자들에 대해서도 테러 등 위협이
가해질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안전수칙도 강구중이다.

삼성그룹관계자는 이와관련 "미국 듀폰사의 경우 단체로 출장갈 때는 반
드시 여러 비행기에 나누어 탑승하고 탑승후에는 가장 가까운 비상구 위치
부터 확인할 것, 숙소는 회사가 정한 요령에 따라 선택하되 여의치 않을
때는 5층 이하에 투숙할 것 등의 출장지침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국내기업들도 이같은 지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임 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