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형산업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생산비중은 0.4%에 불과하다.

그러나 제품의 품질 성능, 외관의 수준을 결정하는 수출증대의 관건이
되는 기반 기술이라는 점에서 이 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통상산업부 주최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최근 대한상의 중회의실에서
열린 ''제13회 신산업 발전 민관협력회의(금형산업)''에서 토론 참가자들은
금형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정부는 물론 국내 대기업들이 보다 깊은 애정을
가지고 이산업 육성의 후원자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3D업종으로 외면받으며 심화되고 있는 기능인력난이 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장래를 어둡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는 금형기술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자동화 설비
투자와 기능인력 양성책마련, 그리고 수요처인 대기업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한 국산화 개발 등이 이 산업 발전의 요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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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윤통산부장관 = 금형산업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부품 제품의 품질은 금형이 결정한다고 합니다.

전자산업 자동차산업등등 우리산업 품질의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최종제품을 만드는 산업계에서는 금형이 좋지 못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수없다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그만큼 어려운 산업이면서 기초가 되는 산업이 금형산업이라고
할수있겠지요.

이자리에서는 금형산업의 경쟁력을 높일수있는 길을 찾아보겠습니다.

우선 우리나라 금형산업이 국제적으로 얼마나 경쟁력을 가지고있는지
비교 분석해봅시다.

<> 박철원삼성물산전무 =우리나라 금형산업의 수출 비중은 전체 생산중
19%에 불과해 일본의 69%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내용면에서도 범용 플라스틱에 치중돼있고 수출지역도 인도네시아등
아시아지역이 85%를 차지하고있습니다.

수출을 결정하는것은 품질 납기 가격경쟁력인데 금형산업이 인건비
비중이 높은 산업이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기 때문일 것입니다.

품질면에서도 초정밀 대형 금형은 오히려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납기기간도 일본에비해 3.5~7.5일 더 걸립니다.

금형산업이 주문에 의존하며 소규모 기업이라는 특성을 가지고있어
해외시장 마케팅능력이 떨어지는것도 사실이나 범용 금형에서는
경쟁력이 있어 향후 수출 성장 가능성은 크다고 봅니다.

<> 이수일현대자동차전무 =금형에서 인건비 비중이 55% 정도인데
그중 60~70%가 최종 마무리 작업인 사상에 소요되고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최종 마무리가 필요없는 고기능 금형기계를 쓰고있어
생산성이 높습니다.

국내 금형업계도 공장혁신을 통해 사상작업을 감소시켜야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다고 봅니다.

수요업체 입장에서 말하자면 자동차 업체들은 신차 발표때까지
제품 비밀을 유지하고 싶으나 금형 발주 시점에서 비밀이 새는 문제가
있습니다.

때문에 한번 거래한 업체와 계속 거래하게됩니다.

<> 박재윤장관 =정부에서는 우리 금형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고있습니까.

<> 이재길통산부무역정책심의관 =우리나라 금형 수출은 아시아지역에
편중되어 지역성을 띠고 있습니다.

품질면에서는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 열세에 있고 가격 경쟁력은
범용제품이 일본산보다 25%정도 싸지만 3차원 입체 금형은 오히려 비싼
편입니다.

또 태국등 동남아 국가에 범용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잃고있습니다.

기술개발을 통해 앞으로는 범용성 제품보다는 고기능 제품개발에
주력해야합니다.

<> 박재윤장관 =토의의 범위를 좁혀서 우리나라 금형산업 발전에
있어 가장 큰 과제로 지적되고있는 기술수준의 현황과 제고방안을
모색해봅시다.

<> 김종호서울산업대교수 =금형기술의 수준을 평가할때 우리나라는
초기단계로 볼수있고 독일 일본등은 성숙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범용 금형은 어느정도 단계에 이르렀으나 초정밀 특수 사출금형은
아직도 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공정밀도를 볼때 우리나라는 실질적으로 1천분의 5mm의 가공 정밀도를
만들기도 쉽지않습니다.

초정밀 금형을 만들기위해 섭씨 20도 내외의 작업환경에서 작업하는
공장도 찾기어려운 형편입니다.

금형업계의 문제점을 요약해서 말하면 우선 경영주들의 기술개발의지가
약합니다.

또 금형업체와 수급업체인 대기업체가 상하관계로 이루어졌으며
대기업은 금형발주시 가격 경쟁만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금형의 품질을 높이는 열처리 표면처리등 관련 주변기술
수준이 낮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금형업계의 이직률이 20%에 이르러
기술개발이 어렵다는 점일것입니다.

관련학과 졸업생들 역시 사회의 인식이나 대기업과의 격차때문에
대부분 중소 금형업체를 외면하고있습니다.

고등학교 전문대 대학교를 포함해서 금형기술 인력이 해마다 2천3백여명
정도가 배출되고있는데 단순 기능 인력이 아니라 새로운 금형개발을 할수
있는 고급 엔지니어링 인력으로 배양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위해서는 정부에서 근무조건이나 보수가 떨어지는 중소기업에
고급 인력이 취업할수있는 병역 특례제도등을 활성화해주기를 바랍니다.

<> 정영득부경대교수 =젊은이들 사이에 금형산업이 3D업종으로 인식되고
있어 젊은 인력이 모이지않고있습니다.

부산의 신발금형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40대 인력입니다.

업체에서 투자와 연구개발에 주력해서 쾌적하고 지적인 작업을 할수있도록
노력해야합니다.

정부에서는 구조조정을 통해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금형산업 구조를
바꾸어야합니다.

이밖에도 기존 금형 인력의 재교육에도 힘을 기울이고 금형기술센터도
서울뿐만아니라 지방에도 설립해야합니다.

금형의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서 금형대학원 금형학회 금형기술협회등을
만들것을 제의합니다.

<> 박재윤장관 =산업디자인 측면에서는 어떤지요.

<> 신완식명지대교수 =금형은 경쟁력있는 제품 디자인 개발의 관건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상호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지지않았습니다.

우리 금형 제품의 문제는 질적수준은 비슷한것 같지만 그래도 무언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완벽함이 떨어진다는 말입니다.

또 금형업체중에서도 중견기업과 소기업의 기술 격차가 너무 커서 중소
생활용품 업체들의 제품의 질이 떨어지는 요인이 되고있습니다.

우리제품이 표현력이 떨어진다는 평을 듣는데 질감을 다양하게 표현할수
있는 금형 표면처리기술의 개발은 적은 비용으로도 경쟁력을 높일수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금형 기술이 제품 개발 과정 전체를 주도해나갈수있어야합니다.

<> 박재윤장관 =정부에서 보는 기술수준 평가와 정책방향을 말씀해
주십시오.

<> 박영기통산부기술품질국장 =범용 금형 부문에서는 선진국과 별차이
없지만 전자부품용 다공정 복합 금형등은 선진국의 60% 수준입니다.

현재 1천8백여개의 금형업체들이 있지만 컴퓨터를 활용한 CAD CAM을
실제 사용하는 업체는 20개를 넘지않고 있습니다.

조립도와 정밀도는 일본의 70% 선입니다.

기술수준이 높지 않은데는 구조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수요처인 고부가가치 초정밀금형 수요산업이 발전해야 기술도 발전합니다.

이렇게 볼때 반도체 리드 프레임 금형의 발전 현황은 수요자인 대기업의
국산화 의지와 금형업체와의 기술협력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수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생산기술연구원을 통한 현장인력의 재교육및 인력확충
금형가공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 박재윤장관 =이번에는 실제로 금형을 제작하고 있는 기업측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김학권재영금형사장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금형공업은 많은 발전을
이뤘습니다.

우리나라는 국제 기능올림픽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10연패한 국가입니다.

특히 금형 가공분야를 모두 휩쓸었습니다.

독일과 일본은 기능올림픽을 각각 3연패 하면서 금형기술이 크게
발전했습니다.

우리는 그 3배를 제패하고도 발전효과가 적었던 점을 생각해봐야합니다.

우리회사는 지난해 매출액의 40%인 1천3백만달러어치를 세계각국에
수출했습니다.

저는 금형산업을 수출 역군으로 키울수 있다고 봅니다.

대기업과의 관계에 대해 말하자면 우선 납품가격의 적정선 확보가
아쉽습니다.

그래야만 기술개발이나 설비투자가 이루어질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안유지 문제 역시 국내 대기업이 외국에서 금형을 수입할때도 발생할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회사는 일본 마쓰시타로부터 제품개발 초기부터 금형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국내산업 발전차원에서 국내에서 금형을 조달했으면 합니다.

<> 권오현상진정공사장 =금형산업은 특성상 현장경험이 중요합니다.

현재 대다수 금형업체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바람직한 고급 기능인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CAD CAM으로 제작해도 마지막 조립 공정은 고급 기술자를 필요로합니다.

이는 생산성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 김용희탑금속사장 =저희는 자동차 금형같은 대형금형을 주로 하고
있는데 제품 수주에서 수금까지 보통1년에서 2년까지 걸리기 때문에 자금
회임기간이 긴게 애로사항입니다.

자동차금형에서 일본의 중견기업보다 앞선다고 평가받는만큼 앞으로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세계적인 금형업체로 키울 구상입니다.

<> 박재윤장관 =생산업계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정부나 대기업측의
입장을 들어볼까요.

<> 김광식중소기업청산업1국장 =중기청에서는 심각한 기능인력난
해소를 위해 올해 외국인 기능인력을 당초 2만명에서 3만명으로
확대했습니다.

금형등 인력난이 특히 심한 업종에 대해서는 외국인 근로자 배정시
가산점을 주고 있으며 기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있습니다.

또 대기업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9,10월중 대기업에 대한 거래 실태
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공표할 계획입니다.

<> 이수일현대자동차전무 =수요업체가 금형을 발주할때 가격만을
중심으로 발주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가격뿐 아니라 내구성
작업용이성등을 고려합니다.

신기술 습득을 위해 일부 금형을 수입하는 경우가 있지만 가능한한
국산화하고 있습니다.

<> 박재윤장관 =아까 권사장께서 금형산업을 조강지처라고 비유하셨는데..

<> 권오현사장 =금형산업의 비전을 믿고 있다는 뜻입니다.

조강지처는 못버리는것 아닙니까.

예쁘게 잘 가꾸어야지요.

<> 박재윤장관 =지금까지 금형산업을 중추산업으로 키워가기위한 의지와
지혜가 많이 제기되었습니다.

제기된 문제들은 정책과정에 반영하겠습니다.

오늘 토론은 금형 산업이 질적 고도화를 도모해 성숙단계로 진입해야하는
시점에 와있고 범용 금형에서 고급 금형으로, 또 후진국 시장에서 선진국
시장으로의 수출확대를 꾀해야한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앞으로 이런 노력을 통해 금형산업을 21세기를 지향하는 산업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하겠습니다.

< 정리=고지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