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경기불황으로 철근 재고물량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12일 한국철강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각 전기로업체들이
안고 있는 철근 재고량은 66만2천t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같은 규모는 지난해 같은 시점의 9만7천t의 약 7배에 달하는 것이며 특히
유통단계에 깔려있는 추정재고량 30만t을 감안하면 전체 철근재고량은
1백만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불과 1-2년전만해도 철근은 품귀현상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고가 쌓이기 시작, 지난해 7월말에 9만7천t에 이어 연말에는 14만8천t으로
늘어났다.

올들어서는 3월말에 23만6천t, 6월말에 다시 56만9천t으로 배 이상으로
급증하는 등 눈덩이처럼 늘어만 가고 있다.

철근은 지난 80년대말 신도시 건설붐과 함께 극심한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전기로업체들이 대부분 생산설비를 확충, 업계 전체의 철근생산능력이 현재
1천만t을 넘어선 상태다.

이처럼 공급능력이 절대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건설경기 마저 침체돼 있어
철근 재고량은 단기간내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t당 1백80달러를 호가하던 고철수입가격이 현재
1백40달러선으로 떨어졌으나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평가절하폭을 감안하면
원가부담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철근 시황은 최근 10년래 최악"
이라고 말했다.

한편 철근 재고가 급증하자 건설업계의 자재구매담당자들의 모임인 건자회
는 철근 구매가격을 t당 2만5천원 인하키로 하고 철근생산업체들에 이를
통보, 15일까지 입장을 통보해 주도록 요구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