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하반기 대졸 취업문은 작년보다 좁아질 전망이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대기업그룹들이 신규투자를 줄이면서 인력충원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전산업에 걸쳐 경기하강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아래
기업들이 불황극복 차원에서 잉여인력을 최대한 줄이는 등 조직을 슬림화
하고 있는 것도 신규인력 채용규모를 좁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현대 삼성 LG 대우 선경 등 70여개의 주요그룹및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올 하반기 신규채용인원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줄일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 삼성 LG 쌍용 한진 등 주요그룹들은 아직 채용인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조사대상 그룹중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인원을 뽑았던 삼성그룹은 작년
수준인 3,000명에서 동결하거나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한계사업 철수등 구조조정을 통해
기존 인력을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도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나 작년수준(2,200명)으로 선발할
예정이고 LG그룹도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채용할 계획이다.

대우그룹의 경우도 올 하반기 규모는 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00여명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지난 상반기 채용규모가 전년에 비해
500명 축소됐기 때문에 연간으로 보면 지난해 수준으로 채용규모를 동결하는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8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모집한 한화그룹은 올 하반기
지난해에 비해 37.5% 줄어든 500명을 모집키로 발표했으며 두산그룹도
지난해보다 17%가량 줄어든 25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또 롯데 해태 코오롱 그룹 등도 채용규모를 감축키로 했다.

대기업 그룹중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늘리기로 한 그룹은 기아 효성 동부
대림 동아 동양그룹 정도.

하지만 "기업에 따라서는 기업이미지를 감안해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실제보다 부풀려 발표하는 경우가 있어 이들 그룹이 발표한대로 신입사원을
채용할지는 미지수"라고 취업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업종별 올 하반기 취업기상도는 "대체로 흐린"가운데 "곳에 따라 맑음"
정도라고 할수 있다.

특히 인력수요가 많은 전자 자동차 철강 건설 등의 인력수요가 줄어
전체적으로는 취업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 반도체 =반도체 가격 폭락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이 불황국면에 접어들자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전자 등 "빅3"가 신규투자를 자제하는 등 감량경영에
돌입함에 따라 인력충원을 자제할 계획이다.

<> 자동차 =현대자동차 대우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은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동결하거나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기불황에다 리엔지니어링 등 조직슬림화 차원에서 인력수급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신규 진출한 삼성자동차의 경우 경력사원을 비롯해 신입사원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 철강.석유화학 =철강업체들은 올해 경기침체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이하로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졸신입사원 채용규모를 다소 줄일 추세다.

특히 지난해 500여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던 포철의 경우 20~30%가량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화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