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재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제 각종 골프모임에서는 올시즌 최고를 가리는 "그들만의 대회"가
줄을 이을 것이다.

다음은 그런 토너먼트에서 당신이 우승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

<>."처절한 승부"를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골퍼들은 사실 "승부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올 USPGA선수권 최종라운드 최종홀에서 케니 페리가 러프를 전전하며
보기를 한 것이나 US오픈 최종홀에서 데이비스 러브3세가 60cm퍼팅을
놓친 것등에 대해 골퍼들은 흔히 말한다.

"아니 세계적 프로들이 어떻게 그런 골프를 치나" 그러나 "당사자"가
되보면 그들을 이해한다.

"우승이냐, 마냐"의 상황이 되면 도대체 스윙이 이뤄지지 않으며
퍼팅할때 볼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골프를 모를리 없다.

"이럴때 일수록 더 정신차려 치자"고 다짐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것.
만약 당신이 우승경쟁을 하게 되면 그런 상황을 예견하고 인정해야 한다.

당신이 떨면 상대방은 더 떨고 있다.

같이 긴장할때 이기는 사람은 "골프승부의 그같은 속성을 이미 이해하고
있는 골퍼"이다.

그런 골퍼는 최종순간 보기는 하지만 모르는 골퍼는 더블보기를 하는게
아마추어대회이다.

<>.경쟁자의 주된 단어는 "집중"과 "과감"이다.

다음이 "집중의 예".

18번홀에서 A씨의 드라이버샷은 크게 휘며 러프로 떨어졌다.

A씨는 선두에 1타 뒤진 상황이고 그린까지의 거리는 220야드나 됐다.

여기서 A씨는 생각했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여기서 내 생애 최고의 3번우드샷을 날리자" A씨는 파또는 버디를
잡아 동타를 이루는게 유일한 경쟁방법.

그러나 그 상황에서 "생애 최고의 스푼샷"이란 귀절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런 다짐을 할 수 있는 게 "집중"이다.

그냥 "최선을 다해 치는 샷"과 "생애 최고의 샷"은 품질이 다르다.

A씨의 스푼샷은 핀을 향해 날아가고 느긋했던 경쟁자는 대번에 숨이
막힌다.

<>."과감"에는 두 종류가 있다.

350야드에 급격한 내리막인 파4홀이 있다.

거리가 짧으니만치 양옆은 모두 OB.티샷이 가장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때의 선택은 두 가지인데 모두 "과감"을 전제로 한다.

첫째는 클럽을 "과감히" 선택해야 한다.

3번이나 4번우드로 티샷하는 것은 절대 과감한 변경이 아니다.

드라이버를 안 칠려면 차라리 미들아이언까지 대폭 내려잡는 것이
"과감한 클럽선택"이고 그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언을 잡는다고 미스샷이 안나느냐"는 것.

이런 생각이 들거나 절실히 버디가 요구될 때, 그리고 워낙 "드라이버
티샷"에 익숙한 골퍼는 "더욱 과감한 드라이버 스윙"이 나을지 모른다.

여기서의 함정은 "드라이버로 살살 치자"이다.

제스윙을 다 안해주면 볼이 휘는 게 아마추어 골프.드라이버로 치겠다고
결심했으면 한층 더 시원스럽게 스윙해야 볼이 곧바로 뻗는다.

클럽을 바꿔 "달래는 골프"도 과감해야 하고 "위기를 꺼꾸로 극복하는
골프"도 과감해야 한다는 얘기.

<>.이상의 논리는 우승경쟁뿐만 아니라 평상시 골프에도 부합된다.

일단 첫홀 티샷을 하면 거기서부터는 골프가 기술이 아니라
"매니지먼트"이다.

< 골프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