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이란 사람이나 동물의 장, 특히 대장안에 서식하면서 위장이나
소장에서 소화해 내지 못한 섬유소를 발효시키고 다른 병원균의 접근을
막는 이롭고 친숙한 균이다.

대장균을 항원구로 (세균이 지닌 항원의 조합)로 분류하면 O항원
K항원 H항원 등으로 나뉘는데 O항원의 여러가지 혈청학적 타입중에서
157번째로 발견된 것이 O-157대장균이다.

원래 대장균은 장속에선 병원성을 나타내지 않는데 장 이외의 부위에
들어가면 방광염.신우염.복막염.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고
장 속에서도 O-26, O-111 등 항원형 대장균은 전염성 설사를 일으키는
일이 있어 병원대장균이라고 부른다.

그 중에서도 베로독소를 배출하는 대장균을 VTEC라고 총칭한다.

베로독소를 지닌 대장균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78년 캐나타에서 였다.

O-111이었다.

그 4년후 미국에서 햄버거 식중독사건의 범인으로 판명된 것이
O-157이었다.

이 O-157이야말로 지난 5월이래 일본에서 1만여명의 집단식중독환자
(사망 9명)를 발생시켜 일본 전역을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병원성
대장균이다.

또 며칠전 국내에서도 소의 생간에서 검출된 대장균이다.

미국 미생물학회는 이 독소를 지닌 대장균은 100종류나 된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대장균이 어째서 O-157처럼 독소를 지닌 병원성을 갖게
되었는가.

가장 유력한 학설은 바이러스설이다.

세균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를 퍼지라고 부른다.

독소의 유린자가 퍼지의 유전자에 들어가 결국 대장균이 독소를 지니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서도 아직 O-157의 감염경로 등이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의 역학조사로는 독소를 가진 O-157대장균을 가장 많이
보균하고 있는 동물은 소라고 한다.

왜 소의 보균율이 가장 높은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없다.

미국 역학자 네일에 의하면 "구미의 소는 다소간에 이 대장균을
보유하고 있지만 태국등 개발도상국의 소에서는 검출되지 않는다"면서
"선진국의 근대적 가축사육방법에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의심하고 있을뿐이다.

다행스런 것은 "병원성 대장균은 섭씨 68도 이상에서는 죽기때문에
고기 등을 익혀 먹으면 감염의 우려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O-157균이 확산되지 않도록 모두 조심해야겠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