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출부진은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하락과 엔저등 요인 외에도 경쟁국의
2배를 넘는 고임금과 높은 법인세율, 낮은 연구개발 투자등 국내 경제의
비효율성에 따른 구조적 요인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일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이 내놓은 "수출부진의 원인과 과제"라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출 증가율은 11.8%로 작년 동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경공업 품목에 머물던 경쟁력 하락이 자동차를 제외한
전 업종으로 확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를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하락과 엔저 등 현상적 요인 외에도
임금과금리, 물류비용, 법인세율 등이 경쟁국보다 2-3배 이상 높은 반면
연구개발(R&D) 투자는 선진국에 비해 뒤처지는 등 국내 경제의 비효율성에
따른 가격.비가격 경쟁력의 약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임금의 경우, 지난 80년을 1백으로 했을 때 94년 현재 우리나라가 2백16.1
로 일본(98.6)과 미국(1백32.3), 대만(1백87.8) 보다 1.2-2배 가량 높으며
정부의 금리인하 시책에도 불구하고 명목금리는 회사채 수익률이 지난 5월
11.3%로 일본의 3.6%, 대만의 7.2%를 크게 웃돌았다.

또 우리 기업의 법인세율은 34%로 경쟁국인 홍콩(16.5%)과 대만(25%),
싱가포르(32%) 등에 비해 턱없이 높고, 사회간접시설의 낙후로 국내 제조
업체의 매출액 대비물류비용도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2배 가량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R&D 투자는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94년 현재 우리나라의 총 연구
개발비를 1로 했을 때 일본은 11.5, 미국은 17.6을 기록했으며 국민총생산
(GNP) 대비 R&D 규모 역시 우리나라는 16%에 불과, 미국(43%)과 독일(37%),
프랑스(45%)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R&D 투자에 대한 정부 부담비율이 지난 90년의
19.4%에서 94년 16%로 낮아짐에 따라 미국(43%)과 독일(37%), 프랑스(45%)
등 선진국에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같은 취약한 기술개발력으로 기계류와 부품, 소재의 국산화 사업추진
효과도 미흡해 국산화사업추진 1차 5개년(86-91년) 기간에는 개발효과가
70억달러에 달했으나 2차 5개년(92-96년) 기간에는 94년 현재 41억달러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같은 국내 경제체제의 비효율성에 의한 구조적인 가격.비가격
경쟁력의 약화로 작년까지 경공업 품목인 섬유와 기계, 철강에 머물던
경쟁력 하락이 올 상반기에는 전기.전자, 석유화학 등 자동차를 제외한
전 업종으로 확산돼 수출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