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 이봉구 특파원 ]

일본 기업들의 기계류 부품 수입이 급속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산성이 17일 발표한 96년도 통상백서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모두 3백72억달러어치의 기계류 부품을 해외로부터 들여와
전년대비 65%가 늘어났다.

이에따라 기계류 부품 수입액이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1%를
기록해 처음으로 두자리수에 들어섰다.

지난해의 기계류 부품 수입액은 사상 처음으로 원유수입액 (3백억
달러)을 웃돈 것이다.

일본 기업들의 기계류 부품 수입은 지난 90년에만해도 1백63억달러에
머물렀으나 92년 1백87억달러 94년 2백55억달러를 나타내는 등 급증세를
계속하고 있다.

기계류 부품 수입이 이처럼 늘고 있는 것은 90년대들어 엔화가 장기적
상승추세를 보임에 따라 일본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외국기업으로부터
부품을 사들여오거나 해외에 현지 공장을 설립해 부품을 들여오는 경향이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추세는 통산성이 기계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앙케이트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 지난해 해외부품을 15 %이상
사용했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14.2%에 이르러 90년의 2.8% 대비
5배수준에 달했다.

또 해외부품 조달율을 5-15%선에서 유지했다고 응답한 기업도 32.7%를
나타내 90년의 12.1% 대비 약 3배수준을 나타냈고 5%이내에서 억제했다는
기업은 90년의 85%에서 지난해엔 53.1%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한편 기업들의 해외 진출 러시를 반영, 일본 제조업체들의 총 생산액중
해외생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91년 6.0% 92년 6.2% 93년 7.4% 94년 7.9%
등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가전제품류의 경우는 해외생산이 오히려 국내 생산 규모를 웃도는
경우도 많아 컬러TV는 해외생산 비율이 78.0% 스테레오는 69.3%
전자렌지는 67.8% VTR은 53.3%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