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적자가 심상치 않다는 걱정이 갈수록 공감을 얻어가고 있다.

정책당국은 올해 1.4분기까지만 해도 우리제품의 수출증가세가 여전한데다
실물경기의 위축으로 자본재및 원자재의 수입증가율이 낮아지고 있기때문에
국제수지 전망을 낙관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나 4월의 무역수지적자가 통관기준으로 월간 최고치인 20억800만
달러에 달하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말까지의 경상수지적자가 이미 올해 목표치에 육박하는 현실을
더이상 외면할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경상수지적자가 단기간에 개선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로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점이다.

우선 무역외수지는 당분간 적자폭이 계혹 확대될 전망이다.

외환규제완화로 지급이자가 늘고 있고 기술도입에 따른 로얄티 지급이나
여행경비지출도 쉽게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무역수지에서는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빠른 속도로 약화되고 있는데
비해 시장개방및 해외의존적인 산업구조 때문에 수입억제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자본재및 핵심부품의 수입대체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수입선다변화제도의 철폐가 요구되는등 시장개방압력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개방경제에서는 어차피 과거처럼 수입규제를 통해 국제수지를 방어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출증대를 꾀할 수밖에 없다.

그러자면 우선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회복시켜 줘야 한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기술개발, 마켓팅강화 등을 통해 비가격경쟁력을
강화해야 겠지만 요즘 상황은 단기대책을 무시해도 좋을 만큼 그렇게
한가하지 못하다.

가격경쟁력을 강화시키자면 물가 금리 임금 환율 등을 안정시켜야 하며
물류비용을 낮춰야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최대현안은 적정환율을 유지하는 일이다.

엔화약세가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중화학제품의 가격경쟁력을
하루가 다르게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주요수출산업인 조선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이 큰 타격을 입고
있으며 반도체의 경우에는 경기위축에 따른 가격하락까지 겹쳐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우리산업의 생산성이 낮아 원가인하 여력도 별로 없다.

물론 여기에는 호황때 설비확장에만 급급해 생산성 향상에 소홀했던
기업들 탓도 크지만 어쨋든 환율조정이 시급한 현실이다.

OECD 가입을 앞두고 해외 자본유입이 늘어날수록 원화절상압력이 커짐에
따라 환율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하지만 통화증발을 피하자니 정책선택폭이 좁은게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기업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고 외환보유를 대폭 자유화할
필요가 있다.

또 한가지는 비록 전체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빠른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소비재수입을 자체하고 전체적은 소비수요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경기연착륙도 중요하지만 경상수지적자를 방치하고서는 경기연착륙도
장담할수 없기 때문이다.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국제수지 방어책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