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와 화인의 의미가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보통 구분없이 중국본토를 떠나 생활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는게 고작
이다.

1907년 중흥일보 창간사 첫페이지에 "화교"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으로 봐
그 이전부터 화교가 사용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당국은 1909년엔 중국인 부모밑에서 태어난 사람에 대해선 중국국적을
취득케 하는 국적법을 제정했다.

화교를 제도적으로 수용한 법이다.

화교학교지원과 영사관 개설등을 통해 해외화교와의 관계를 개선하자는게
이 법의 취지였다.

혈연을 내세워 해외중국인의 의식을 본토에 붙잡아 두자는 것이었다.

화교라는 단어의 "화"엔 과거와 다른 새로운 국민국가적 귀속의식 또는
기대감이 담겨 있다.

화교란 중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해외거주 중국인을 지칭한다.

이들은 중국이 위기에 처했을때 민족.국가의식이 애국과 구국으로 표출하는
것은 당연했다.

1949년10월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이후 화교로부터 화인으로의 탈피가
시작되었다.

화인이란 혈통 인종은 중국이지만 중국에 대한 정치적 충성심을 가진
중국인이 아니다.

현지 국적을 취득해 현지국가에서 경제활동을 한다는 의미에서 화인으로
지칭된다.

화교와 화인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12억 중국인 가운데 화교와 화인의 비중은 미미하지만 그 경제활동은
아시아지역의 경제활동뿐만아니라 중국본토및 선진제국을 연결하는 글로벌
파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이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대국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