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상어 얘기가 나오면 지난 75년 개봉된 뒤 전세계에서 공전의
흥행기록을 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조스"의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미국 애미티섬의 아름다운 해수욕장.어느 날 피서객들이 해변에서
한여름의 더위를 식히면서 휴가를 즐기고 있을 때 수영을 하던 한
여인이 소리없이 사라진다.

그 뒤로도 수영객들의 실종이 계속된다.

실종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해수욕장은 두려움의 장소로 변한다.

존 윌리엄스의 주제곡이 화면에 울려 퍼질 때마다 거대한 백상어가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내 그 주범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해 준다.

그러나 피서객들은 자신들에게 닥쳐올 위험을 알지 못한채 수영을
즐긴다.

이러한 화면 대비가 관객들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시작되는 이 영화는 식인상어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대화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해역에 널리 서식하고 있는 상어는 350여종이다.

그 가운데 식인상어는 청상어 백상어 귀상어 뱀상어등이다.

이들은 커다란 입과 겹겹이 늘어선 창처럼 날카로운 이빨, 수백m
밖에서도 피냄새를 맡는 예민한 후각, 엄청나게 센 무는 입힘으로 사람을
습격한다.

통계로는 20세기 들어 식인상어가 사람을 습격한 일이 해마다 50~75번꼴로
일어났고 그중 5~10명정도가 목숨을 잃었다.

한국에서도 작년의 충남 보령 앞바다 해녀 참변에 이어 또다시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한 어부가 식인상어에 희생되었다.

지난 59년 수영을 하던 대학생이 죽은 이래로 여섯번째의 불행을
당했다.

한국 연근해에 자주 출몰한 청상어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식인상어는 배가 고프거나 공격을 받았을 때 사람을 공격한다.

먹을 거리를 찾지 못할 때에는 얕은 바다인 해수욕장에도 침입한다.

호주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적도에 가까운 나라들의 해수욕장
에서는 일정구역에 상어의 침입을 막는 방벽망을 치기까지 한다.

그동안 서해연안에서 잇달아 식인상어 참사가 일어난 것으로 미루어
해수욕을 하거나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유의할 안전수칙을 홍보해야
할 때가 되었다.

얕은 바다, 얕은 곳 너머의 갑자기 깊어진 바다, 물이 흐린 바다,
어두운 저녁바다가 위험하고 바다속에서의 작살어로 때 상어를 주의해야
하며 눈에 잘 띄지 않는 수영복과 길게 늘어뜨린 헝겊이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 따위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