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문화재를 포함 1,800여점의 고미술품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한국 고미술 사료전"이 5월6~13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공평아트센타
(733-9512)에서 열린다.

정부가 정한 "97 문화 유산의 해"에 앞서 한국고미술협회 (회장
정찬우)가 개최하는 대규모 기획전.

석기와 토기 청동기 217점, 목기 218점, 민속공예품 431점, 도자기
553점, 회화 93점, 서예 30점, 민화 68점, 초상화 12점, 전적 8점 등
고미술 전분야가 고루 출품된다.

이가운데 특히 회화와 도자기 등 200여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환수문화재.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국외로 반출됐던 명품들을 외국인 소장가들을
설득해 다시 찾아온 것들이다.

이번 출품작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고미술품은 조선시대의
회화.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 정선 (1676-1759)을 비롯, 이인문 (1745-1821)
혜원 신윤복 (1758-1811이후) 공재 윤두서 (1668-1715) 현재 심사정
(1707-1769) 일호 남계우 등 조선시대 문예부흥기였던 영.정조연간
(1725-1800)에 활동했던 인물들의 작품들이 대거 선보인다.

이가운데 겸재의 작품은 "산수도부채"와 "수치탁족" 등 2점.

선비와 동자, 나무와 숲, 개울이 어우러진 화면에 사슴 한마리가
한가롭게 뛰어놀고 있는 모습을 그린 "수치탁족"은 화제 관식와 함께
3과의 낙관이 동시에 찍혀있는 특이한 작품이다.

자신의 아호를 딴 이인문의 "고송유수관도인"은 자연을 사랑하는
우리조상들의 심성을 보여주는 명품이다.

또 109cmx51cm의 대작으로 갓을 쓴 3명의 남자와 나귀 3필, 물길러가는
아낙과 검둥개 한마리를 그린 혜원의 "야의도"는 농염한 여색을 즐겨
그리던 평소의 화풍과 다른 새로운 모습의 작품.

이밖에 혜원의 뛰어난 사생능력이 돋보이는 "응도", 남해로 낙향한뒤
실의에 찬 모습이 화면속에 그대로 나타나있는 공재의 "고사탁족도"와
초 도의 대가 현재와 일호의 "초 화분도" "호접도" 등 희귀 작품들이
출품된다.

553점에 달하는 도자기류는 대부분 해외에서 되찾아온 문화유산들로
고려청자와 조선시대의 분청 백자 등이 망라돼 있다.

소박한 무늬와 백토의 부드러운 질감, 담황록색의 청자유태가 조화를
이룬 "청자상감목단국화당초문유개발", 격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기법의 조선시대 분청자라병인 "분청상감목단문편병", "백자소문대호"
등이 눈에 띄는 작품들.

이밖에 강화 반닫이 등 목공예품과 각종 향로 구리거울, 칠기 등
옛 장인들의 솜씨를 엿볼수 있는 각종 문화유산들이 대거 전시된다.

이번 특별전의 전시본부장 공창호씨 (공창화랑 대표)는 "출품작중에는
수십억원대의 국보급도 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누구나 쉽게 고미술품을
소장할수 있도록 10만원미만의 싼 물품들도 많다"고 밝혔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