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기업매수합병] (방어전략) 정보력 동원 "실탄엔 실탄으로"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M&A세계에서는 정반대의 개념이 통한다.

    최선의 수비만이 최선의 방어다.

    적대적 M&A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즘 유일한 대비책은 최선을 다해
    적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철통같은 방어태세뿐이다.

    M&A방어방법은 여러가지이다.

    주주들의 힘을 모아 공동전선을 구축하거나 자사주 취득등을 통해 지분율을
    높이는 방법이 전형적인 것이다.

    내부약점인 대주주간의 불화를 없애는 것도 빼놓을수 없다.

    유상증자를 통해 실권주를 떠안거나 자기를 도울 협력자를 찾는 방법,
    여론에 호소해 동정표를 모으는 방법등 다양하다.

    많은 방어전략중 가장 손쉬운 방법은 주주들에 대한 설득과 호소이다.

    공격자의 매수제안중 불합리한 점과 무리한 점을 찾아내 주주들에게 M&A의
    부당성을 알리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특히 주총에서 위임장대결(Proxy Fight)이 벌어졌을 때 사전
    설득전을 통해 관심이 없는 주주들의 의결권을 대량 확보할 수 있다.

    지난 93년10월 기아자동차의 사례가 성공적인 방어에 속한다.

    삼성그룹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을 통해 기아자동차지분 8%를
    매집했을 때 기아자동차는 우리사주와 경영발전위원회에 지원을 호소한 끝에
    경영권을 지켜낼수 있었다.

    여론의 동정을 유도해 냄으로써 성공할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기아는 특히 300여 협력사에 기아주식을 매집해줄 것을 요청, 자기편을
    늘리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대주주간 경영권분쟁을 사전에 없애 적들의 침투요인을 없애는 방법도
    중요하다.

    올해초 제일물산의 1대주주와 2대주주간의 경영권분쟁을 틈타 신원그룹이
    2대주주와 손잡고 경영권을 장악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 2대주주측의 지원요청을 받은 신원그룹은 계열사와 관계사를 통해
    제일물산의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제일물산을 손에 넣을수 있었다.

    결국 제일물산은 내부균열로 인해 M&A당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유상증자와 함께 우선주 신주인수권부사채등을 발행해 놓는 것도 좋은
    방어방법이다.

    이 방법은 미리 약을 뿌려 놓는다는 뜻에서 미국에서는 독약먹이기(Poison
    Pill)로 불리기도 한다.

    대상기업이 사전에 우선주 신주인수권부사채등을 미리 발행해 놓고 만일
    외부에서 매수공격하는 적이 나타나서 주식을 사모았을 경우, 이미 발행한
    우선주나 인수권을 현금이나 보통주등과 교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격측은 주주들의 청구에 따라 엄청난 규모의 현금을 지급
    하거나 주식을 추가로 발행, 주주들에게 교환해 줘야 하기 때문에 기업매수
    를 포기하게 할 수 있다.

    95년이후 주요 상장기업들이 전환사채발행이나 DR(주식예탁증서)발행에
    적극적인 것도 방어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94년 5월과 8월에 해외DR를 발행하면서 의결권을 주주가
    아닌 발행사가 행사할 수 있도록 독특한 옵션(발행조건)을 단 것도 이런
    사례다.

    지난 94년10월 국내 처음으로 표면금리가 0인 제로쿠폰을 발행한 일진전기
    가 전환사채를 떠안아 지분을 유지했다.

    상장이후 1대주주의 지분을 50% 이하로 낮추지 못하면 상장폐지요건에
    들었던 일진전기의 허진규 일진그룹회장은 서둘러 17만주를 시장에서 처분
    했다.

    그리고 공모조건이 좋지 않은 10억원규모의 제로 CB를 발행해 그중 40억원
    어치를 떠안았다.

    당시 증권계에서는 발행조건이 나쁜 CB를 발행하는 것은 다분히 지분
    방어용이라고 해석했다.

    왕관의 보석(Crown Jewel)이라는 전략도 배워둘만 하다.

    매수공격자가 가장 탐내는 매수대상기업의 자산이나 사업부문을 왕관의
    보석이라고 부르는데 공격자가 손을 뻗치기가 무섭게 매각처분, 매수의도를
    좌절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매각처분은 기업내에 현금흐름을 양호하게 해 매수공격자와 싸울
    수 있는 "실탄"이 되기도 한다.

    팩맨(Pac Man)도 방어전략의 하나다.

    전자비디오 게임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문용어로는 역매수제의라고
    불린다.

    매수공격측이 대상기업의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발표하면 대상기업도
    이에 대항해 공격측기업을 역매수하겠다고 맞불을 질러 공격측이 당초 발표
    를 취소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또 회사가 갖고 있는 영업권등을 우호적인 회사에 양도, 매수실익이 없도록
    하는 방법도 같은 목적에 이용될 수 있다.

    여기에다 적대적인 매수시도가 있을 경우 우호적인 기업과의 합병을 추진,
    주식수를 늘림으로써 막대한 추가자금이 소요되게끔 해 매수를 어렵게 하는
    전략도 있다.

    백기사(White Knight)를 동원하면 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

    강제적 기업매수공격을 막으려 했으나 결국 실패했을 때 이용된다.

    기업을 넘겨주게 되었을 때 마지막으로 취할 수 있는 수단으로 대상기업을
    보다 우호적인 제3의 투자자(White Knight)에게 넘겨줌으로써 원래
    공격자측에게 실패를 맛보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9월 경남에너지지분 경쟁시 대웅제약이 한때
    백기사로 등장한 적이 있다.

    공격측의 부도덕성을 부각해 M&A의도를 좌절시키는 것도 국내에서는
    효과적이다.

    삼성그룹이 기아자동차주식을 매집할 당시 기아측이 "자동차업종에 진출
    하기 위해 비신사적으로 몰래 주식을 매입했다"고 떠들어 주식을 팔게 한
    적이 있다.

    당시 여론은 삼성그룹에 비난을 퍼부었으며 정부와 국회도 여론을 받아들여
    삼성으로 하여금 지분을 매각토록 압력을 행사, 결국 삼성이 매각의사를
    발표했다.

    미국등지에서 유행하고 있는 김낙하산(Golden Parachute)방식도 생각해볼
    만하다.

    이는 강제적 기업매수로 경영진이 사임 또는 해고당할 때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퇴직금이외에 현금 주식매수선택권(Stock Option)등 상당액의
    추가적 보상을 해줄 것을 규정해 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격측이 실제로 경영권을 장악해도 퇴직임원들에 대한 엄청난
    퇴직금지급부담을 안도록 함으로써 매수전략을 방해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기업이 매수공격의 대상이 됐을 때 경영진이 전원 사퇴할 것을
    협약해 두는 방법(People Pill)도 있다.

    기업의 두뇌들을 활용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매수 공격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다.

    M&A를 방어하는 방법은 이처럼 다양하다.

    이는 곧 공격방법도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내년부터는 대량주식취득이 가능해지는 등 M&A시장은 "그야말로
    서부개척시대"를 맞게 된다.

    최선의 수비책은 정보력과 경영능력으로 압축된다.

    < 고기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5일자).

    ADVERTISEMENT

    1. 1

      [기고]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던지는 진짜 과제

      증가하고 있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보안 사고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지 알려준 사건이다. 우리는 쇼핑부터 결제, 타인과의 소통까지 디지털 플랫폼 없이는 일상을 지속하기 어려운 사회에 살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플랫폼의 개인정보 보호 실패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사회 전체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신뢰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디지털 플랫폼 확산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과 서비스 장애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3대 신용정보회사 중 하나인 에퀴팩스는 해커의 칩입으로 미국 성인 절반 이상의 개인 신원정보가 유출되는 피해를 겪었고, 페이스북은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정책으로 이용자와 친구 정보가 정치 광고에 활용되는 피해를 낳았다. 국내에서도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메신저, 결제, 호출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개인과 소상공인들이 일상과 생업에서 큰 피해를 입었다. 이들 사례는 디지털 플랫폼의 보안과 안정성이 전기나 도로와 같은 사회 인프라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줬다.최근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한 플랫폼 기업의 사례도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는 소비자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 가능성, 불안, 신뢰 상실은 고스란히 이용자 몫이 된다는 점에서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법규 위반에 대해서는 합당한 처벌을 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의 핵심은 개별 기업에 대한 처벌 자체가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전반의 보안과 서비스 안정성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에 있다.유의해야 할

    2. 2

      [한경에세이] 재미로 시작한 골프

      나는 골프를 9살에 시작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방과 후 활동으로 처음 마주한 골프의 매력은 아주 단순했다. 미션을 수행하면 햄버거를 한 개 더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대학교 골프 연습장으로 향했다. 제일 친한 친구랑 대학생 언니 오빠들을 구경하며 캠퍼스를 가로질러 걸어갔다.노란색 체육복을 입고 캐비닛에서 마음에 드는 골프채를 고르면 연습이 시작되었다. 학교 골프부의 조수현 선생님은 기술보다 예의를 강조하셨다. 무엇보다 골프에 재미를 느끼게 해 주셨다. 연습장에서는 공을 담는 박스로 골대를 만들어놓고 축구를 하기도 했다. 나는 골프장으로 가는 길이 늘 즐거웠다.어릴 때부터 엄마는 나에게 많은 걸 경험할 기회를 주셨다. 4살 때는 미술 유치원을 다녔고, 5살 때는 피아노를 시작했다. 구연동화, 바둑, 발레, 바이올린 등 아마도 문화센터에 있던 모든 프로그램을 해보지 않았나 싶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첫 방과 후 활동은 플루트였다. 이렇게 많은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골프가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내 집중력의 원천은 어릴 때 받은 바둑 수업에 있다고 믿는다.골프를 시작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내 인생 첫 골프대회에 나갔다. 131타,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은 타수로 3위를 했던 기억이 난다. 6학년 때에는 주니어 골프 상비군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늘 바이올리니스트가 되는 상상을 했다. 골프 선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지금 돌아봐도,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겠다는 아이가 왜 그렇게 골프에 매달렸는지 모르겠다.중학생이 되자 엄마가 바이올리니스트가 될지 골프 선수가 될지 선택하라

    3. 3

      [이응준의 시선] 복잡한 진실과 단순한 거짓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방위 목적 등을 내세워 덴마크의 준자치령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이를 ‘21세기판 제국주의’라며 비난했다. 언론들, 특히 ‘한국’ 언론 대부분은 유럽연합(덴마크) 편을 들었다. 그러나 이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한국인들의 세계 인식 습성부터 자성(自省)해야 한다.나치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자 덴마크는 ‘중립’ 선언을 했지만 여지없이 침공당해 전투 6시간 만에 점령됐다. 망명 처지가 된 덴마크 정부는 미국에 ‘그린란드 방위 협정’을 요청, 1941년 4월 9일 체결한다. 그린란드에 군사기지를 설치해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은 덴마크를 해방시킨 뒤 그린란드도 반환해주었다.그린란드 국민의 약 90%는 예나 지금이나 원주민 이누이트들이다. 1950년대 덴마크는 그들에게 언어, 종교, 교육 등 총체적 ‘덴마크화 정책(Danization)’을 실시해 정체성 상실과 사회적 갈등을 양산했다. 심지어 이누이트 어린이 22명을 제대로 된 부모 동의도 없이 덴마크로 데려가 강제 문화동화 프로그램 속에 집어넣어 버렸고, 그 아이들이 그린란드로 되돌아왔을 때는 이누이트 말을 잊어버려 부모와도 대화가 불가능했다. 이 ‘실험된 아이들’은 알코올 중독, 우울증, 극단적 선택에 내몰리게 됐다. 또한 1960, 70년대 덴마크 정부는 이누이트 가임기 여성 약 4500명(당시 그린란드 가임기 여성의 50% 수준)에게 본인 동의도 없이 자궁 내 피임 기구(IUD)를 몰래(건강검진 위장 등) 삽입했다. 그녀들은 자신이 왜 불임인지도 모른 채 살아야 했고, 불임 장치가 몸 안에서 염증을 일으켜 자궁

    ADVERTISEMENT

    ADVERTISEMENT